증시가 멈추면 돈은 대기실로
국내 증시가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로 쏠리고 있습니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일주일 동안 국내 상장 ETF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온 상품은 KODEX 머니마켓액티브로, 순유입액이 9,781억원에 달했는데요. 순유입 상위 10개 종목 중 6개가 파킹형 ETF였고, 이들에만 1조 8,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습니다.
뒤를 이어 ACE 머니마켓액티브에 3,239억원, TIGER CD1년금리액티브에는 2,155억원이 들어왔습니다. 대표적인 지수형 상품인 KODEX 미국나스닥100과 TIGER 미국S&P500에도 각각 2,480억원과 1,002억원이 유입됐지만, 파킹형 쏠림에 비하면 규모가 크지 않은 편입니다.
낮은 변동성, 대신 원금 보장은 없어
파킹형 ETF는 CD금리나 머니마켓, KOFR 같은 단기 금리성 기초자산에 투자해 짧은 기간 안에 금리 수준의 수익을 얻는 상품입니다. 지난 한 주 KODEX 머니마켓액티브와 ACE 머니마켓액티브가 기록한 수익률은 각각 0.1% 안팎이었습니다.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변동성이 낮다는 점인데요. 주식처럼 가격이 크게 출렁이지 않으면서도 증권계좌 안에서 바로 사고팔 수 있어, 증시에 다시 들어갈 타이밍을 기다리는 대기성 자금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방향이 잡히면 바로 빼서 옮겨간다는 인식이 퍼져 있습니다.
다만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고 원금도 보장되지 않습니다. 금리 변동이나 편입 자산의 가격, 신용위험에 따라 수익률이 흔들릴 수 있어 상품 구조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수적으로 돌아선 투자 심리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자금 이동을 투자 심리 위축의 신호로 보고 있습니다. 뚜렷한 주도주 없이 빠른 순환매가 이어지거나 지수가 박스권에 갇히는 흐름이 길어지면서, 위험 자산을 붙들고 있기보다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곳에 머물러 있겠다는 판단이 커졌다는 분석입니다.
결국 파킹형 ETF로의 자금 유입은 시장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다기보다, 확신이 설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대기 수요의 성격이 짙습니다. 그만큼 증시가 방향을 잡는 시점에 이 자금이 어디로 움직일지가 앞으로의 수급을 가를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