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도중 포착된 '배려' 문자
2026년 7월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청문회는 시작부터 이례적인 장면을 낳았습니다. 증인으로 출석한 정몽규 전 회장과 청문위원인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이 사적 문자를 주고받은 정황이 포착된 것인데요.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메시지에서 윤 의원은 "더 잘 배려해 드려야 하는데 송구하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고, 정 전 회장은 감사 인사를 답했습니다. 여기에 '정 선배'라는 인물이 언급되면서 인맥 로비 의혹이 불거졌는데요. 윤 의원은 친분이 있는 사이의 개인적 연락일 뿐 오후 질의도 강도 높게 했다고 해명했지만, 이재정 위원장은 문자에 등장한 인물의 정체를 밝히라며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청문회장에서 나온 이 '배려' 문자는 협회 개혁의 출발점부터 신뢰의 균열을 낳았습니다.
"왜 졌어요?" 황당 질의와 감독 선임 논란
이번 청문회에서는 질의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졌습니다. 최민희 의원은 김진규 전 국가대표팀 코치에게 "왜 졌느냐"며 막무가내식 질문을 이어갔고, 유튜브 쇼츠를 근거로 선수 보복성 교체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은 조규성 선수에 관한 것이었고, 손흥민 선수는 이미 그라운드에 있던 상황이라 사실관계가 크게 엇갈렸는데요. 축구 전문가 황덕연 해설위원은 인스타그램에 "저걸 질문이라고"라며 낮은 수준의 질의를 비판했습니다. 당연히 감독 선임 과정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은 초기 98명의 후보군에 홍명보 전 감독이 없었다가 외국인 감독 협상이 실패한 뒤에야 1순위로 급선정됐다고 증언했습니다. 반면 홍 전 감독은 특혜를 요구한 적 없다고 반박했지만, 이른바 '빵집 면접'으로 불린 불투명한 절차는 협회의 폐쇄적 운영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사퇴 후에도 남은 숙제, 협회 쇄신은 요원
정몽규 전 회장은 자진 사퇴했지만, 남은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노종면 의원의 추궁 끝에 4선 연임 공약이었던 50억 원 사재 기부를 아직 이행하지 못했다고 시인했고, 4연임 승인 심사에서 징계 대상자가 늘었음에도 '운영 건전성' 항목 만점을 받아 64점으로 통과한 절차적 의문도 제기되었습니다. 반면 이용수 직무대행은 문체부의 중징계 불복 항소를 취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국회의 질타를 받았는데요. 문체부는 추가 특정감사를 준비 중이라 밝혔지만,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 등 핵심 증인들의 불출석으로 인해 당장 진실 규명에는 한계가 보입니다. 결국 월드컵 참패 이후에도 축구협회의 쇄신은 여전히 요원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