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중재자 자처한 러시아
러시아가 중동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9월 26일 제81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란과 걸프 아랍 국가 사이의 신뢰 회복이 중동 분쟁 해결의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는데요. 페르시아만 일대의 무력 충돌이 해운 수송망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러시아가 지역 안정에 기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자리합니다. 이란은 전투 중단과 해상 봉쇄 해제, 자산 석방, 석유 제재 철회를 조건으로 내걸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이내 재개방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걸프 국가와 아랍 공동체가 신뢰를 쌓아야 한다며 러시아가 책임 있는 주체들과 협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서방 겨냥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입장도 재확인했습니다. 설정한 작전 목표를 달성하고 자국 안보 위협을 제거하겠다는 겁니다. 그는 유럽이 트럼프 행정부의 평화 협상을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무의미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나토를 향한 경고도 이어졌습니다. 러시아가 나토를 공격할 의사는 없지만, 먼저 공격한다면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보복하겠다는 입장인데요. 중동 협력 제안과 유럽을 향한 강경 발언이 한 연설에서 동시에 나온 셈입니다.
안보리 개편 반대와 마두로 석방 요구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개편 논의에서도 기존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독일과 일본에 상임이사국 자리를 추가로 부여하는 방안에는 단호히 반대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두 나라가 군사화와 보복주의를 부각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현재의 상임이사국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부인의 즉각 석방도 촉구했습니다. 국가원수 구금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며 서방의 대베네수엘라 압력을 비판했습니다. 러시아가 중동 평화와 국제 질서 재편에서 영향력을 넓히려는 행보로 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