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개혁 시험대에 오르다
이재명 대통령이 9월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경찰 수사에 대한 '고강도 개혁'을 주문했습니다. 검찰 개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경찰 권한이 집중될 위험을 경계한 겁니다. 최근 장윤기 사건 부실수사와 제주 실종 사건 허위종결로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 신뢰가 급감한 상황이라, 경찰 권한 확대와 견제 장치 마련이 동시에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대통령은 '권력은 상호 견제시켜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며, 경찰이 비대화될 우려를 직접 언급했습니다. 국가기관이 독재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의지도 밝혔는데요. 국무회의에서도 개혁 기구 구성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모래알 대 콘크리트' 비유가 뜻하는 것
이 대통령은 같은 날 '모래알 대 콘크리트' 비유를 들어 개혁의 현실을 설명했습니다. 개혁에 찬성하는 세력은 흩어진 모래알 같지만, 반대하는 세력은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게 뭉친다는 겁니다. 개혁을 추진할수록 반대가 조직화되는 비대칭 현상을 지적한 셈인데요.
그는 개혁의 선명성을 과도하게 내세우기보다 저항을 최소화하며 조용히 성과를 내는 방식을 강조했습니다. 농지 전수조사를 예로 들며 "농사를 짓지 않는 농업인에게 강제 매각이 아니라 투기성 이용 여부를 확인하는 조사"라고 설명했죠.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검사가 다시는 수사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면서도 경찰 권력 비대화를 막기 위해 상호 견제와 경찰개혁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지율 하락에 대해서는 "배려와 섬세함, 소통이 부족했다"며 "민주적 존중심이 부족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인기를 위해 개혁을 하지는 않으며, 국민의 실망과 비판을 무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개혁 의지를 재확인한 동시에 소통 부족을 인정한 대목입니다.
견제와 독립성 사이
경찰 개혁의 방향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외부 통제기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9월 17일 '경찰개혁 국민경청회'에서 단순 외부 통제기구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요. 경찰 업무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인력이 내부 통제와 외부 견제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겁니다.
곽대경 교수와 이웅혁 교수는 경찰 조직의 체질 개선이 핵심이라고 주장합니다. 소극주의와 책임성 부족 문제를 인력과 승진체계에서 찾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하며, 과도한 개입 없이 경찰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권한 확대와 견제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이번 개혁의 성패를 가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