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하루 만에 나온 비밀 제안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직접적인 군사 충돌이 발생한 지 불과 하루 만에, 미국 측에 비밀 접촉을 시도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여러 외신은 지난 1일, 이란 정보당국이 제3국 정보기관을 매개로 미국 중앙정보부(CIA)에 접근해 분쟁 종식 조건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는데요. 이는 공습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고려하면서도, 동시에 상황을 진정시킬 출구를 모색하는 ‘이중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제안은 이란 지도부 상당수가 제거된 혼란스러운 내부 상황 속에서 이뤄진 것으로, 누가 휴전 합의를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그러나 이 같은 협상설은 즉각적인 부인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란 정보부는 관련 보도를 "완전히 거짓이며 심리전"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사무총장을 비롯한 핵심 관료들도 미국과의 어떠한 협상 의사도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죠. 이란 외교장관 아바스 아라그치는 과거 트럼프 행정부 시절 핵 협상이 ‘부동산 거래처럼’ 취급당했다며 미국에 대한 깊은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출구는 열려 있을까, 양측의 가로막힌 길
미국과 이스라엘의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대화를 원하고 있지만 "너무 늦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이란 지도부가 사실상 사라졌다고 언급하며, 협상보다는 정권 대체 가능성을 내비쳤죠. 백악관과 미국 관료들 역시 현재 이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중동 관료는 "양측 모두 단기적으로 전쟁을 종식시킬 출구 전략을 모색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NYT에 전했는데, 이는 상호 불신과 입장 차이가 너무 크다는 현실을 반영합니다.
이스라엘도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며 미국에 이란의 접촉을 무시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결국, 물밑 접촉설은 제기됐지만, 표면상으로는 양측 모두 협상 테이블에 나설 의지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교착 상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란 내부에서 누가 책임지고 협상을 주도할 수 있을지 불분명한 점은, 설령 합의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그 실행 가능성에 큰 의문을 남깁니다.
시장이 반응한 ‘평화의 기대’
흥미로운 점은, 공식 입장과는 달리 국제 금융 시장이 이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겁니다. 이란의 접촉설이 전해지자 달러-원 환율은 하락해 1,462.90원에 마감했고, 국제 유가는 4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유럽 천연가스 선물 가격도 동반 하락했죠. 나스닥 지수는 상승하며 기술주 중심의 강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완화 가능성에 주목하며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코페이의 칼 샤모타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중동 분쟁의 종식을 기대하며 원자재 가격 충격에 노출된 통화에 대한 매도 포지션을 되돌리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 에너지 주가 하락은 모두 하나의 신호를 가리킵니다. 시장이 공식적인 부인보다는 갈등의 ‘출구’ 가능성 자체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다는 거죠.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달러 약세가 근본적인 경제 지표 변화보다 일시적인 심리 반응일 수 있다며 신중한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