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을 펼치면 태블릿이 나옵니다
삼성전자가 영국 런던에서 '갤럭시 언팩 2026'을 열고 차세대 폴더블폰 라인업을 공개했습니다. 이번에 선보인 갤럭시 Z 폴드8은 접었을 때 여권이나 문고본 책과 비슷한 크기로, 주머니에 넣기에 한결 편해졌는데요. 펼치면 4대 3 화면 비율의 7.6인치 대화면이 펼쳐져 영상이나 문서 작업 시 몰입도를 크게 높였습니다. 무게는 201g으로 역대 폴드 시리즈 중 가장 가벼워졌고, 티타늄 소재를 적용한 '플렉스 티타늄 디스플레이'로 화면 주름도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이번 디자인 변경은 단순한 외형 변화가 아닙니다. 소비자들이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볼 때 생기던 검은 여백을 최소화하고, 숏폼 콘텐츠를 볼 때는 세로형 화면을 완벽하게 소화하도록 설계한 것인데요. 실제 사용자의 미디어 소비 습관을 분석해 화면비를 재설정한 셈입니다. 삼성전자는 울트라, 폴드, 플립으로 라인업을 세분화하며 생산성과 휴대성, 엔터테인먼트를 각각 강조하는 전략으로 폴더블 시장의 저변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제 폰은 AI 에이전트가 됩니다
하드웨어 혁신 못지않게 눈에 띄는 건 인공지능 기능의 고도화입니다. 갤럭시 Z 폴드8에는 구글 제미나이와 삼성 자체 모델인 가우스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AI'가 탑재되었는데요. 메시지 내용을 이해해 바로 캘린더 일정을 확인하거나 주변 맛집을 추천하는 '나우 넛지', 영상 속 인물을 자동으로 인식해 개별 직캔 영상을 만들어주는 '마이 팬캠' 등 에이전트 AI 기능이 실생활에 녹아들었습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올해 안에 전 세계 8억 명에게 갤럭시 AI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워치와 링 같은 웨어러블 기기까지 AI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구글과 협업해 젠틀몬스터 및 워비파커와 디자인한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도 공개했는데, 음성 명령으로 실시간 통역과 길 안내를 핸즈프리로 할 수 있는 스마트 안경으로 웨어러블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가격 부담은 얼마나 줄었을까
새로운 기술들이 적용되면서도 삼성전자는 가격 인상을 억제하려 했습니다. AI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반도체 등 부품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공급망 관리를 통해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인데요. 갤럭시 Z 폴드8의 출고가는 227만 8,100원으로, 전작보다 약 10만 원 낮아졌습니다. 다만 1TB 모델은 300만 원을 넘어서면서 고사양 노트붑과 맞먹는 가격대가 여전히 시장 확대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노태문 사장은 7년간 축적한 폴더블 기술력과 고객 이해도는 경쟁사가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없는 장벽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애플의 시장 진입이 임박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완성도와 AI 생태계를 두 축으로 삼아 폴더블 시장의 주도권을 지키려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