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공백 끝낸 특별감찰관 부활
이재명 대통령이 최길수 변호사를 특별감찰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2016년 이후 10년간 비어 있던 자리가 다시 채워지게 됐습니다. 이번 지명은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 공약했던 사항을 이행한 것으로, 집권 2년 차를 맞아 공직기강과 반부패 의지를 강조하려는 행보로 풀이됩니다.
최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23기 출신으로 광주지검 특수부장과 서울고검 감찰부 검사 등을 거친 법조인입니다. 청와대는 그가 원칙주의와 감찰 역량을 갖춘 적임자라고 평가했는데요. 특별감찰관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대통령의 의지만으로는 부족하고, 제도적 뒷받침이 함께 따라야 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초대 특별감찰관을 지낸 이석수 변호사는 이번 지명을 두고 비정상이 정상화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특별감찰관이 대통령 주변에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독립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수사기관과 달리 초동 단계에서 문제를 예방하는 것이 특별감찰관의 존재 이유라는 설명입니다.
좁은 감찰 범위와 독립성 논란
사실 현행법은 특별감찰관의 손발을 상당히 묶어두고 있습니다. 감찰 대상이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그리고 수석비서관 이상으로 한정되어 있어서 비서관급 실세는 감찰 대상이 아닙니다. 과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이나 문고리 3인방은 바로 이 틈새를 타고 감찰망을 빠져나갔습니다.
또한 감찰을 시작하면 즉시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하는 규정도 큰 걸림돌로 꼽힙니다. 과거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이 보고를 통해 감찰 사실을 알고 개입한 사례가 있었는데요. 이처럼 감찰의 밀행성과 독립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구조는 법 개정을 통해 반드시 고쳐져야 합니다.
강제수사권과 기소권이 없는 점도 한계입니다. 출석 요구나 자료 제출은 가능하지만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은 불가능해서 사실상 수사기관에 의뢰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감찰 기간을 연장하려면 대통령 허가가 필요한 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여야 공방과 남은 과제
국민의힘은 최 후보자가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추천 인사라는 점을 들어 중립성과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현지 제1부속실장 등 대통령 측근들의 비위 여부를 즉각 감찰하라고 요구하며 인사청문회에서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습니다.
물론 대통령이 공약을 지켰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 모두 임명이 미뤄졌던 특별감찰관을 드디어 세운 것은 의미가 있다는 겁니다. 다만 제도가 정권의 변화에 따라 흔들려서는 안 되므로, 여야가 추천 및 임명 시한과 처벌 조항 등을 명확히 하는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최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더라도, 권력 감시가 한 사람의 선의에 의존하지 않고 시스템으로 작동할 때 비로소 특별감찰관 제도는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