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해지는 청년 고용 위기
지난달 4년제 대학교 졸업 이상의 20~30대 장기 실업자가 3만 5천 명으로 집계되며 13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들은 6개월 이상 꾸준히 구직 활동을 했음에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고학력 장기 백수'로, 청년 고용 시장의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인 상황입니다. 전체 장기 실업자 수도 11만 9천 명으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용 불안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자리 공급과 수요의 괴리
이러한 장기 실업 증가의 배경에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고학력 청년층 인력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오히려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졸 신입 채용자 중 경력직 비율이 28.1%로 전년보다 2.3%p나 증가했는데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조사에서 62.8%의 기업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답했습니다. 그 이유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와 기업 수익성 악화를 꼽았습니다.
경직적인 고용 제도가 기업들로 하여금 신입보다는 경력직을 선호하게 만드는 구조적인 문제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2년간 500대 기업의 채용을 분석해보면 50대 이상 채용은 55% 증가한 반면 20대 신규 채용은 10% 감소했습니다.
AI 확산이 가져온 변화
인공지능 기술의 빠른 발전 또한 청년 일자리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감소한 청년 일자리 21만 1천 개 중 무려 98.6%인 20만 8천 개가 AI로 대체되기 쉬운 업종에서 발생했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정보 서비스업, 출판업 등 청년들이 선호하는 분야에서 오히려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포기하는 청년들, 늘어나는 범실업자
20대 후반 청년 10명 중 4명은 임시직, 실업자, 혹은 구직 활동을 포기한 상태입니다. 지난달 기준 20~30대 '쉬었음' 인구는 62만 8천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이들을 '범실업자'로 분류할 수 있는데, 실업률 통계상에는 포착되지 않는 숨은 실업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장기 실업 상태가 길어질수록 구직 의욕이 저하되어 고용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해결을 위한 과제
숙명여대 허진욱 교수는 "청년들이 경력 초기에 다소 낮은 임금을 감수하더라도 경력을 쌓고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기 위한 개혁과 함께, AI 시대에 맞는 직무 재교육 시스템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단기적인 취업 지원 정책보다는 산업 구조 변화에 발맞춘 인력 양성 체계 개편이 필요합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청년층 고용률은 28.1%로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학력 청년들의 장기 실업 문제는 이제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가 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구조적 위기로 발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