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구조조정 본격화…DL케미칼의 선택과 여수 지역의 고용 충격

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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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16일 오후 6:40

발행: 2025년 12월 16일 오후 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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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케미칼이 여천NCC에 강력한 구조조정을 압박하며 석유화학 산업 재편의 서막을 올렸습니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한 경영난이 배경인 가운데, 고부가 제품 중심의 사업 전환을 추진하지만, 이로 인한 생산라인 축소는 여수 지역 하청업체와 소상공인들에게 즉각적인 고용 충격과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업의 생존 전략과 지역 경제의 고용 안정 사이에서 균형 잡힌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구조조정의 불씨, 본격적으로 타오르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에 구조조정의 불이 본격적으로 붙었습니다. DL케미칼이 합작법사인 여천NCC에 강력한 구조조정을 압박하면서죠. 외부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한 이번 움직임은 단순한 원가 절감 차원을 넘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핵심은 여천NCC의 나프타분해시설(에틸렌 설비) 감축입니다. 기존 3개 공장을 줄이는 수준이 아닌, 90만 톤 규모의 1·2 공장 중 1기를 아예 폐쇄하는 방안이 제시되며 그 강도가 예상보다 높습니다.

이런 결정 뒤에는 중국의 대규모 설비 증설로 인한 전 세계적인 공급 과잉과 시황 악화라는 냉엄한 현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여천NCC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습니다. 최대 주주인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 간의 원료 공급 가격을 둘러싼 갈등도 장기 계약 체결을 어렵게 만들어 문제를 악화시켰죠. DL케미칼은 이제 채권단과 정부가 함께 공동 책임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며 협력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하청 현장에 닥친 '해고 칼바람'

기업의 구조조정 결정이 실무 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즉각적이고 냉혹합니다. 여수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하청업체부터 해고가 시작되며 지역 경제 전체에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청 기업들의 생산 라인 축소는 직접적인 일자리 감소로 이어집니다. 롯데케미칼 첨단소재사업부의 한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1호 해고 노동자’로 불리며 부당해고 구제에 나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죠.

영향은 단순히 제조업 생산라인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여수산단의 컨테이너 운송 물량은 30% 이상 감소했고, 화물 노동자들의 매출은 뚝 떨어졌습니다. 플랜트나 건설 현장의 일자리도 급감해 많은 숙련공들이 일자리를 찾아 울산 등 타 지역으로 떠나고 있습니다. 공장 가동률 저하는 정비 수요까지 줄여, 일용직과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생계 위협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역 경제의 고리, 흔들리다

이런 공급망의 위기는 당연히 지역 소상공인들의 매출 감소로 직결됩니다. 여수 무선지구나 학동지구의 식당가와 횟집들은 예년 같은 연말 성수기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한산해진 매장과 곳곳에 붙은 ‘임대’ 딱지가 그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죠. 대기업들의 경비 절차 강화로 법인카드 사용이 중단되며, 점심시간에도 직장인들의 발길이 뜸해진 것이 타격을 더욱 키웠습니다.

정부는 여수를 ‘산업위기 선제 대응지역’으로 지정하고 금융 지원책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한 실질적인 지원은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격 조건이 까다롭고 신청 절차가 복잡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제때 지원이 닿지 못한다는 비판이죠. 당장의 생계 위기를 넘어, 지역 경제의 선순환 구조 자체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재편의 방향과 남은 과제

DL케미칼은 이 위기를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전환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주력 제품인 폴리부텐(PB) 생산을 유지하는 한편, 기존 설비를 태양광 봉지재용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 같은 신소재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이는 중국과의 단순 규모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업 차원의 구조 개편이 지역 사회의 고용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어떻게 완화할지가 관건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산업의 고도화가 필요하지만, 단기적으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과 매출이 뚝 끊긴 소상공인들을 위한 대책이 함께 마련되지 않는다면 사회적 비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의 지원 확대 계획이 구체적인 실행력으로 이어져, 위기에 처한 현장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