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에 내려진 공채 직급 인정 판결
KBS 이은주 아나운서가 방송사를 상대로 한 임금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는 27일 KBS에 이 아나운서에게 약 2억 8940만 원의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는데요. 이번 판결의 핵심은 계약직 신분이었던 이 아나운서에게 공채 아나운서와 동등한 4직급을 인정한 점입니다. 법원은 그동안 '채용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적용되던 차별적 임금 기준에 제동을 건 셈이죠. KBS 측은 재판부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은주 아나운서는 2015년 KBS 강릉방송국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이듬해부터 아나운서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 신입 아나운서가 채용된 후 프로그램에서 하차 통보를 받았고, 이에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022년 서울고등법원은 그의 계약이 2년 이상 갱신된 점을 들어 무기계약직 전환을 인정하며 부당해고 판결을 내렸고, 대법원 확정을 거쳐 2024년 1월 복직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그는 해고 기간 약 5년 동안 받지 못한 임금을 청구하는 추가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업무의 동일성이 가져온 법원의 판단
소송의 쟁점은 명확했습니다. 이은주 아나운서 측은 정규직 아나운서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했으므로 공채 4직급 기준으로 임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KBS는 그가 간략한 심사를 거쳐 임용되었고, 정규직 아나운서들이 하는 행정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약직 7직급 기준이 타당하다고 맞섰습니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법원의 판단은 업무 내용에 무게를 뒀습니다.
재판부는 이은주 아나운서가 3년 이상 계약직으로 근무하며 채용 시험에 준하는 능력 검증을 거쳤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복직 후 현재 진행하는 업무가 정규직 아나운서와 구분이 없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봤죠. 특히 그가 업무에서 배제된 후 그 자리를 채운 신입 아나운서들이 공채 4직급으로 임용된 점을 지적하며,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단순히 채용 경로의 차이만으로 동일한 가치의 업무에 대해 다른 대우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원칙을 세운 겁니다.
동일 가치 노동 원칙의 확산 전망
이번 판결은 기간제 및 비정규직 근로자의 권리 신장에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습니다. 이은주 아나운서의 법률대리인 류재율 변호사는 이 판결이 "공채 아나운서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계약직 근로자에게 공채 직급을 인정해 줄 수 있다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기간제법의 차별금지 조항이 실제 법정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죠.
당연히 방송계 내부에는 파장이 예상됩니다. 여러 방송사에서 비정규직이나 계약직으로 아나운서 업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들의 처우와 임금 체계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법원이 ‘업무의 동일성’을 최우선 판단 기준으로 삼은 점이 향후 유사 분쟁의 해결 키워드가 될 겁니다. 한편, KBS는 아직 항소 여부를 밝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공식 입장에서는 판결문 검토 후 내부 방침을 결정하겠다고만 했는데요, 만약 항소한다면 2심에서 또 다른 법리가 제시될지 주목됩니다. 이은주 아나운서는 현재 KBS원주방송국에 발령받아 근무 중이며, 개인적으로는 2022년 그룹 신화의 앤디와 결혼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