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150조 원 엔화 방어…155엔 넘어선 일본은행의 선택

연한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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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8월 4일 오후 7:01

발행: 2026년 8월 4일 오전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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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이 28년 만에 공동 외환 개입을 단행하며 150조 원 규모의 엔화 매수에 나섰습니다. 엔화는 164엔에서 157엔대로 급반등했지만, 시장은 일본은행의 조기 금리 인상을 유일한 근본 대책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은 일본의 국채 매각을 막기 위해 FIMA 레포를 활용했으며, 향후 155엔 선이 환율 추세의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40년 만의 최저치를 찍은 엔화, 미국과 일본이 동시에 나섰습니다

엔화 가치가 40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자 미국과 일본 정부가 손을 잡았습니다. 지난 7월 말, 양국은 총 150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해 엔화를 사들이는 공동 외환 개입을 단행했는데요. 이로 인해 달러당 164엔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157엔 안팎으로 급락하며 한숨 돌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번 개입은 1998년 이후 28년 만의 이례적인 조치였습니다. 특히 미국이 직접 엔화를 매수한 것은 그동안 보기 드문 일이었는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헤지펀드 출신 전문성을 바탕으로 일본 측과 긴밀하게 공조를 이끌어냈다는 점이 주목받았습니다. 미국은 유로화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입하는 방식을 택해 달러화 가치를 직접 흔들지 않으면서 시장에 강력한 신호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신중했습니다. 외환 개입이 단기적인 숏 스퀴즈 효과는 있었을지언정, 미국과 일본 사이의 큰 금리 차이는 그대로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국채 매도를 막기 위한 미국의 복잡한 계산

이번 공조에는 엔화 방어보다 더 민감한 미국의 속내가 담겨 있습니다. 문제는 일본이 환율 방어를 위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대량 매각할 경우, 미국 국채 금리가 추가로 치솟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국채 잔액은 40조 달러에 육박하고, 일본은 그중 1조 달러 이상을 보유한 최대 외국 보유국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일본이 국채를 시장에 던지지 않고도 달러를 마련할 수 있도록 연준의 FIMA 레포 제도를 활용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 제도는 외국 중앙은행이 보유 국채를 담보로 맡기고 단기 달러를 빌리는 구조인데요. 결국 엔화 가치를 지키면서도 미국 국채 시장의 불안을 막으려는 절충안이었던 셈입니다.

한편 일본 국채 시장은 이미 심각한 수요 절벽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 10년물 국채 입찰에서 응찰률이 1년 중 최저로 떨어졌고, 최고 낙찰금리는 30년 만에 가장 높은 2.9%를 기록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일본 정부의 재정 확대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동시에 우려하면서 장기채를 외면하고 있는 겁니다.

155엔이 갈림길…일본은행의 선택에 쏠린 눈

시장의 관심은 이제 엔/달러 환율 155엔 선을 확실히 하회할 수 있느냐에 쏠려 있습니다. 일부 전략가들은 이 수준을 뚫으면 엔화 공매도 포지션이 연쇄적으로 청산되면서 152엔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이 9월에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경우 달러 매력이 되살아나면서 엔화는 다시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엔화의 향방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결국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입니다.

금융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9월 일본은행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47%까지 올라갔고, 대형 금융사들도 인상 시점 전망을 12월에서 9~10월로 앞당겼습니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필요시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다만 일본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계획과 일본은행의 신중한 태도가 맞서면서 근본적인 엔화 강세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이번 사태는 한국에도 중요한 외생 변수입니다. 한국 외환당국은 한미일 공조 체제를 가동하며 원화 가치 안정을 도모하고 있지만, 엔화와 동조화되는 원화 환율이 추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