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뒤덮은 ‘소방 빨대’ 논란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이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추 지사는 지난 13일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 소방 예산 부담을 설명하며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말했는데요. 이후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의 영결식 날 부승찬 의원이 “소방이 재정을 진짜 쭉쭉 빨아먹는 거 아니냐”고 발언하면서 논란이 다시 커졌습니다. 결국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과하고 부 의원에 엄중 경고와 윤리감찰단 직권조사를 지시했습니다. 국감은 고성으로 한때 중단됐고, 당은 ‘언행 주의’ 공문까지 보냈습니다.
국가직 전환 뒤 남은 재정 부담
사실 이번 논란의 뿌리에는 소방 재정 구조가 있습니다. 2020년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실제 부담은 상당 부분 지방자치단체에 남아 있습니다. 2026년 전체 소방 재원 8조5967억원 가운데 국비 지원은 10.7%에 그치고, 경기도 소방 인건비 1조1973억원 중 국비는 7.7%인 921억원에 불과합니다. 내년 소방안전교부세가 27.6% 줄어들 전망까지 나오면서 지방 재정 압박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기도는 담배소비세를 소방분 지역자원시설세로 전환해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자는 제안을 국회에 냈고, 관련 입법이 추진 중입니다.
사과로 끝날 수 없는 이유
물론 발언의 부적절함은 별도로 짚어야 합니다. 순직 소방관을 추모하는 시기에 재정 부담을 ‘빨대’에 빗댄 표현은 유가족과 현장 소방관에게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민주당은 소방이 국가직인 만큼 국가가 책임을 더 져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합니다. 국민의힘은 사과의 진정성을 문제 삼았고, 경기도가 119메모리얼데이 예산을 전액 삭감해 추모 행사를 축소한 점도 비판했습니다. 추 지사는 재정난을 이유로 격년제 시행을 제안했지만, 예우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습니다. 결국 남은 과제는 소방 재원 분담을 제도적으로 손질하는 일과, 국감에서 정치적 언어의 책임을 다하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