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앞선 거리의 목소리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사회단체들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최근 도심에서 이들은 호르무즈 파병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며 행진을 이어갔는데요. 이들은 전쟁에 한국 군을 끌어들이는 것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상황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이란 외무부의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 정부를 향해 위험한 선택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긴장감 속에서 시민사회가 거리로 나선 건, 전쟁의 확산을 막고 평화를 지키려는 절박한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헌재도 손 놓았던 과거 판단
파병을 둘러싼 법적 쟁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이라크 파병 당시, 시민단체와 정치인들은 이 결정이 헌법의 침략적 전쟁 부인 원칙에 어긋나며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을 각하하면서 사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헌재는 당시 파병 결정이 단순한 군사 문제가 아니라, 파견 군인의 안전과 국제 사회에서의 지위, 동맹국 관계까지 얽힌 고도의 정치적 결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이런 문제는 대통령의 통수권과 국회의 동의를 거쳐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맞고, 재판부가 사법적 잣대로 판단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는 취지였죠. 궁극적으로는 선거를 통해 국민이 평가하고 심판하게 될 것이라는 게 헌재의 결론이었습니다.
이번에도 달라지지 않을까
현재 법조계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사안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성우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파병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헌재의 개입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고, 노희범 변호사는 국회 동의가 있더라도 파병 군인의 가족이 직접 청구인이 된다면 다른 판단이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당연히 파병 규모가 크고 실제 전투 참여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사법부의 문턱도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과거와 유사한 형태의 파병이라면 헌재는 다시 한번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파병은 정치적 결단의 영역에 가깝다는 점에서는 큰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