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와 스마트워치도 막지 못한 비극, 스토킹 살인 사건이 드러낸 보호 시스템의 한계

경조연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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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 전 수정 · 2026년 3월 14일 오후 10:51

발행: 2026년 3월 14일 오후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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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를 찬 가해자가 스마트워치를 찬 피해자를 살해한 사건은 현행 보호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냈다. 피해자는 오랜 기간 스토킹과 가정폭력을 신고하고 법적 조치를 받았으나, 전자발찌와 스마트워치가 연동되지 않아 실시간 위협을 막지 못했다. 이번 사건은 스토킹 범죄의 처벌과 피해자 보호 시스템의 연계 부재를 다시금 질문하고 있다.

이중 보호 장치가 무너진 날

전자발찌를 차고, 피해자는 비상 연락용 스마트워치를 찼습니다. 법적으로 접근이 금지된 상태였죠. 그런데도 3월 14일 오전, 경기 남양주의 한 길거리에서 40대 남성 A씨가 2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재범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현행 시스템의 근본적인 허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A씨는 범행 후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했으나 약 1시간 만인 오전 10시 8분께 경기 양평군에서 경찰에 검거되었습니다. 피해자 B씨는 스마트워치로 112에 신고했지만, 이미 심정지 상태였고 결국 사망했습니다.

피해자가 걸어온 긴 고통의 시간

이 비극은 하루아침에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피해자 B씨는 사실혼 관계였던 A씨로부터 지난해 5월부터 가정폭력과 스토킹을 지속적으로 당해왔습니다. 당시 A씨는 특수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고, B씨는 경찰로부터 접근 금지 임시조치를 받았습니다. 문제는 조치 이후에도 스토킹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올해 1월, B씨는 자신의 차량에서 A씨가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추적 의심 장치를 발견하고 다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A씨는 이에 대해 스토킹 및 위치정보법 위반 혐의로 고소를 당했고,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및 통신 금지 잠정 조치도 받은 상태였습니다. 피해자는 차량에 위치추적 장치가 설치되었다는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고도 결국 살해당한 겁니다. 경찰은 B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맞춤형 순찰 등의 안전 조치를 취했지만, 최종적인 비극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왜 경보는 울리지 않았나

가장 핵심적인 질문은 명확합니다. 피해자가 착용한 스마트워치와 가해자가 차고 있던 전자발찌는 왜 연동되지 않았을까요? 그 이유는 이 두 장치가 서로 다른 목적과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입니다. A씨가 차고 있던 전자발찌는 과거 강간상해죄로 인한 부착 명령이었습니다. 반면, 피해자 보호를 위한 스마트워치는 스토킹 범죄와 연관된 별도의 장치였죠. 즉, 전자발찌는 단순히 착용자의 위치를 추적할 뿐, 특정 피해자에게 접근할 때 자동으로 경보를 울리는 기능은 없었습니다. A씨에게는 B씨에 대한 접근 금지 명령만 내려졌을 뿐, 전자발찌 시스템에 이를 반영한 실시간 추적이나 경보 같은 추가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스마트워치는 피해자가 직접 버튼을 눌러 신고하는 수동형 도구에 머물렀고, 전자발찌는 범행을 예방하기보다는 범행 후 도주 경로를 추적하는 데 더 가까운 기능을 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의정부에서도 유사한 스토킹 살인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며, 스토킹 범죄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 보호가 여전히 각기 다른 궤도를 달리고 있다는 비판을 낳고 있습니다. 경찰은 현재 사건의 신고 이력과 조치 적정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유사 범죄 재발 방지를 위한 전수점검을 실시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