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의 원포인트 대화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거점을 육성하기 위한 메가특구특별법의 노동 특례를 두고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9월 15일 노동시간과 고용 문제에 집중하는 원포인트 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양대 노총 위원장과 만나 대화로 해법을 찾자고 당부한 데 따른 후속 조치입니다.
이번 대화가 성사되면 2020년 코로나19 대응 이후 6년 만에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밖에서 열리는 노사정 대화가 됩니다. 한국노총, 민주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와 관계 부처가 참여 대상입니다. 민주노총은 1999년 노사정위원회 탈퇴 이후 복귀하지 않아 참여 여부 자체가 변수입니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과 기간제 2+2
핵심 쟁점은 고소득 관리자와 연구개발 인력에게 주 52시간 상한과 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입니다. 정부는 소득 상위 3%를 기준으로 논의를 시작했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적용 범위를 상위 7%까지 넓히는 안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 기간을 현행 2년에서 최대 4년으로 늘리는 기간제 2+2 방안도 주요 의제입니다.
경영계는 반도체와 AI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동계는 장시간 노동과 비정규직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합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을 1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됩니다.
평행선 놓인 노사와 정부 내부 이견
한국노총은 대화에 참여하되 특례 수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민주노총은 노동 특례 전면 철회와 제로 베이스 논의를 요구하며 주 4일제 도입 필요성도 제기했습니다. 참여 여부는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결정할 예정입니다.
정부 내부에서도 온도차가 뚜렷합니다. 김영훈 장관은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기존 특별연장근로제로도 대응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반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중국의 996 관행을 언급하며 주 52시간제 특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정은 이달 중 메가특구특별법을 발의해 연내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법안이 먼저 발의되면 사회적 대화가 요식행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김 장관은 답을 정해놓은 대화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노사 간 입장차와 부처 간 이견이 커 합의 도출까지는 진통이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