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취업이라는 교묘한 수법
배달의민족 고객 정보가 보복 테러에 악용된 사건에서 범죄 조직의 핵심 수법이 드러났습니다. 바로 외주 업체 상담사로의 ‘위장 취업’이었는데요. 40대 남성 여모씨는 배달의민족 외주 운영센터 상담사로 취업한 후, 업무와 무관하게 고객의 개인정보를 조회해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확보된 정확한 주소 정보는 현관문에 인분을 뿌리거나 래커 낙서를 하는 등 악질적인 보복 테러의 발판이 되었습니다. 서울 양천구를 비롯해 경기 시흥 등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모두 동일한 정보 유출 경로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텔레그램이 연결한 범죄의 고리
수사 당국은 지난 1월 행동대원 A씨를 검거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잡았습니다. 당시 피해 신고를 수사하던 중, 범행 대상자의 주소 확인에 배달의민족 고객정보가 사용된 정황을 포착한 거죠. 수사를 확대한 결과 정보를 유출한 여씨와 더불어, 텔레그램을 통해 범행을 지휘한 총책 정모씨와 이모씨의 존재까지 드러났습니다. 정씨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금전을 받고, 주거침입과 재물손괴, 협박 등의 보복 테러를 대행해 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텔레그램이라는 익명의 메신저가 의뢰와 지시, 그리고 대가 교환의 창구로 기능하며 하나의 범죄 생태계를 이루고 있었던 셈입니다.
개인정보 보호 체계의 재점검
경찰은 지난 1월 행동대원 A씨를 구속 송치한 데 이어, 지난달 정보 유출자 여씨와 또 다른 총책 이씨를 구속했습니다. 그리고 3월 28일, 최종적인 책임자로 지목된 총책 정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서울남부지법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정씨는 협박, 주거침입, 재물손괴와 함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한편 피해를 입은 배달의민족 측은 이번 사건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한편 해당 외주업체와의 계약 해지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그 정보가 어떻게 중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충격적인 사례입니다. 외주 직원을 통한 정보 접근 통제의 허점과, 암암리에 이루어지는 보복 대행 범죄의 심각성이 동시에 조명되면서, 기업의 관리 책임과 사회 전반의 감시 체계에 대한 재점검 요구가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