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아덴만 연쇄 공격, 사우디 원유 수출로 겨냥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와 아덴만 해역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소속 유조선 두 척을 잇달아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후티 군사대변인 야히야 사리는 홍해 북부 얀부 연안에서 항해하던 유조선 와파호와 아덴만 해상의 데이지호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명중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데이지호는 공격을 받은 뒤 즉시 항로를 변경해 회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해상무역기구(UKMTO)는 해당 해역에서 폭발 신고를 접수하고 승무원 전원의 안전을 확인했는데요, 해당 선박이 데이지호와 일치하는지는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사우디 정부 역시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입니다. 다만 이번 공격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사우디의 핵심 원유 수출 경로를 직접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얀부항은 동서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받아 홍해로 수출하는 사우디의 대체 수출기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사나 공항 폭격 이후 휴전 파기, 봉쇄에는 봉쇄
후티 반군의 공격은 지난달 예멘 수도 사나 공항에 가해진 공습의 배후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지목하면서 본격화되었습니다. 이들은 4년간 지속된 휴전을 전격 종료하고 해상 봉쇄를 선포했는데요, 이번 와파호와 데이지호 공격은 봉쇄 선포 이후 8번째 유조선 표적 공격이 되었습니다.
후티 측은 이번 조치를 예멘에 가해진 봉쇄에 맞서는 봉쇄에는 봉쇄 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후티는 전면 폐쇄가 아닌 사우디만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 봉쇄라는 입장으로 한발 물러섰지만, 군사적 압박은 이어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4일에는 인도 국적 화물선이 예멘 인근 해역에서 공격받아 침몰하기도 했습니다.
국제유가 반등과 해상 물류 불안
후티 반군의 공격 주장이 전해지면서 국제 유가는 하루 만에 반등했습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80달러 선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6달러대로 올라섰는데요, 이는 전날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기대감으로 급락했던 시장의 낙관론이 약화된 결과입니다.
홍해와 아덴만을 잇따라 위협하는 후티의 공세는 중동 에너지 수송망 전반의 불안을 키우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상황과 맞물려 원유 도입에 의존하는 한국 등 주요 수입국들의 수송비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일부 상선들은 전쟁위험보험료 상승과 함께 희망봉 우회 항로 이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국제 에너지 시장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