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저택에 모인 AI 수장들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스코틀랜드 덤프리스 하우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회장 등 글로벌 AI 리더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AI의 잠재적 위험과 통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는데요. 찰스 3세는 AI가 파괴적인 방식으로 쓰이면 인류의 존립까지 흔들릴 수 있다며 너무 늦기 전에 충분한 통제 수단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회담은 뚜렷한 합의 없이 끝났습니다.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무엇을 어떻게 규제할지를 두고 입장이 갈렸기 때문입니다.
규제냐, 공학이냐
젠슨 황 CEO는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문제의 성격을 다르게 봤습니다. 그는 지금의 과제는 규제가 아니라 공학의 문제라며 AI는 SNS와 다르기 때문에 기술이 아닌 제품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제품이 충분히 안전하지 않으면 출시를 미루고 개선을 이어가면 된다는 겁니다.
반대로 데미스 허사비스 회장은 악의적인 사용자가 기술을 악용할 가능성을 인정했습니다. 최고 수준의 과학자들조차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영역이 있고, 잘못된 판단으로 나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0은 아니라는 겁니다.
정치권의 움직임도 엇갈렸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메타, 스페이스X 등 주요 기업 수장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개별 접촉해 민간 주도 AI 규제 기구 설립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허사비스 회장이 제안했던 이 기구는 결국 무산됐습니다.
의인화 논쟁까지
규제 공방과 별개로 AI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둘러싼 논쟁도 붙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앤트로픽의 AI 의인화 지침을 공개 비판했는데요. AI를 의식이나 감정을 지닌 존재처럼 대하면 전원 차단을 거부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입니다.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본질적으로 새로운 실리콘 종을 만들고 있다며, 아무리 인류를 아낀다 해도 자원을 놓고 경쟁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규제론을 일축했지만 미국 정부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상황입니다. 국제 사회가 AI 규제의 공통 기준을 세우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