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복구 속도 더디고 시스템 약점 노출
지난 9월 26일 발생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국정자원) 화재로 인해 전국 공공기관 시스템이 마비되는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전체 709개 시스템 중 35% 내외만이 복구된 상태로, 국민 생활과 직결된 행정 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화재 발생과 초기 복구 상황
국정자원 대전 본원에서 발생한 이번 화재는 리튬이온배터리 폭발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화재 발생 직후, 시스템 운영 전반을 관리하는 내부 시스템인 '엔탑스(nTOPS)'가 작동을 멈추면서 초기 피해 규모 집계에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당초 647개로 파악되었던 장애 시스템 규모는 이후 709개로 정정되었습니다.
더딘 복구율과 복구 노력
10월 11일 기준으로, 전체 709개 시스템 중 248개 시스템(약 35%)이 복구되어 운영을 재개했습니다. 특히 국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1등급 시스템의 경우, 40개 중 30개가 복구되어 75%의 비교적 높은 복구율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2~4등급 시스템의 복구율은 47.1%에서 22.4% 수준에 머물러 있어, 전체적인 서비스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입니다.
추석 연휴 기간에도 복구 작업은 총력전으로 펼쳐졌습니다. 총 960여 명의 공무원, 민간 인력, 그리고 해외 전문 인력이 투입되어 화재로 인한 분진 제거 및 장비 복구 작업에 매달렸습니다. 특히 화재가 발생한 5층 전산실의 분진 제거를 위해 장비를 일일이 분해하고 세척하는 정밀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정부는 신규 장비 설치가 완료되는 10월 15일부터 복구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시스템 이중화 미흡 등 근본적 문제점 노출
이번 화재 사태를 겪으며 정부의 재해 복구(DR) 체계의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대부분의 공공 시스템이 이중화(redundancy)가 미흡하여, 핵심 시설에 장애가 발생했을 때 피해가 광범위하게 확산되었습니다. 화재로 전소된 7-1 전산실의 96개 시스템에는 재해복구 시스템이 전혀 적용되지 않았으며, 관리 시스템인 '엔탑스' 역시 재해복구 시스템 구축 시범 사업이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전문가들은 현행 재해 복구 시스템이 데이터 복제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시스템 이중화와 함께 복구 지휘 시스템까지 포함한 통합 관리 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초기 복구 시스템 등급 분류에 혼선이 발생했던 사례는 시스템 등급 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향후 전망과 과제
정부는 1, 2등급 시스템 복구에 우선순위를 두며 서비스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복구 작업에 참여한 직원들을 격려하며 정부의 복구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신규 장비 도입과 함께 복구 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번 사태는 단순히 시스템 복구를 넘어, 국가 핵심 정보 시스템의 안정성과 복원력을 강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