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까지 나선 '쿠팡 규제' 공방
미국 공화당 의원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쿠팡 규제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로 규정하며 외국 공무원 입국 제한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마이클 바움가트너 하원의원은 지난 27일 현지시간,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규제한 공무원의 입국을 금지하고 추방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갈취범 입국 금지법'을 내놓았는데요. 이 법안에서 한국 정부의 쿠팡 조치를 대표적인 차별 사례로 거론한 것입니다. 이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쿠팡뿐 아니라 배달의민족과 네이버 등 모든 플랫폼에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즉각 반박했습니다. 법 집행에 국적 따른 차별은 없으며, 외교부와 협력해 사실관계를 정정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수천 건의 자료 요구와 역대 최대 과징금
양측의 시각차는 쿠팡을 둘러싼 구체적인 규제 내용에서부터 드러납니다. 미국 측은 한국 당국이 쿠팡을 상대로 수십 차례의 조사와 4,000건이 넘는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며, 역대 최대 규모인 4억 1천만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바움가트너 의원은 이를 정치적 의도가 담긴 선택적 규제라며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반면 공정위는 현재 조사 중인 대부분의 사건이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무관하게 그 이전부터 진행된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주 위원장은 쿠팡과 같은 업종인 배달의민족, 네이버 등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에게도 똑같은 기준으로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다만 공정위는 쿠팡과 우아한형제들이 제시한 상생안을 법 위반이 중대하다는 이유로 거부한 바 있어, 향후 제재 수위를 두고 논란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미국의 법적 전통과 엇갈린 주장
이번 논란이 단순한 규제 문제를 넘어 통상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온플법을 미국 기업 차별로 규정했고, 일부에서는 이 법안이 심각한 외교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물론 공동발의자 없는 단독 발의 법안이라 실제 통과 가능성은 낮게 평가됩니다. 하지만 쿠팡이 백악관과 의회를 상대로 로비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내 정치적 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박종현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칼럼을 통해 미국 정치권의 주장이 정작 미국의 법적 전통인 책임주의와 프라이버시권 보호, 독점 규제 원칙과 충돌한다고 지적했습니다. 3,755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에 책임을 묻는 것은 정당한 법 집행이며, 미국이 이를 비호하는 것은 자국의 법적 유산을 외면하는 행위라는 겁니다. 공정위는 네이버와 두나무의 합병 심사 등 다른 현안도 연내 처리할 계획이라며, 플랫폼 규제에 대한 원칙을 고수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