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부족이 부른 비극
지난 5월,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태아 사망 사건이 지역 의료 공백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29주 차 임신부가 응급 분만을 위해 병원을 찾았지만, 충북대병원은 산과 전문의가 단 1명인 탓에 24시간 대응이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부산 동아대병원으로 3~4시간 헬기 이송됐지만 태아는 숨졌고,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즉각 TF를 꾸려 대책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전국 20개 권역모자의료센터 중 11곳이 산과 전문의 4명이라는 최소 인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충북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은 각각 단 1명에 불과했고, 제주대병원은 아예 개소조차 못한 상태입니다. 정부는 매년 10억~16억 원의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인력 수급이 따라주지 않아 사실상 유명무실한 센터가 늘고 있습니다.
근본 원인은 보상과 사법 리스크
의료계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지역 불균형이 아니라 구조적 실패의 결과라고 진단합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산부인과 기피 현상의 핵심 원인으로 낮은 수가 보상과 의료사고 시 막대한 배상 부담을 꼽습니다. 현재 고위험 분만 수가는 원가의 50~60%만 보전되며, 불가항력적 사고에도 의사가 수억 원을 배상해야 하는 현실이 전공의 유입을 막고 있습니다. 결국 필수의료 분야 전체가 붕괴 위기에 놓인 셈입니다.
당정, 과감한 정책 추진 약속
이수진 TF 단장은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가 병원을 찾지 못해 생명을 잃는 일이 없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TF는 전원 이송 체계 강화, 모자의료센터 인력 기준 재검증, 상급종합병원 평가에 모자 의료 역량 반영 등을 논의 중입니다. 정부는 실시간 이송 병원 파악 시스템 구축을 검토 중이지만, 의료계는 파격적인 재정 지원과 법적 보호 장치 없이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경고합니다. 청주 비극이 단순한 사고가 아닌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질지, 정책의 향방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