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8월 초순 수출 역대 최대
관세청이 발표한 8월 1일부터 10일까지의 수출 실적을 보면, 총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5.3% 증가한 213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해당 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치인데요. 이런 폭발적인 성장을 이끈 것은 단연 반도체였습니다. 이 기간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55.4%나 급증한 100억 달러에 달하며,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6.8%까지 올랐습니다. 반도체 하나가 전체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지는 셈이죠.
수입 역시 반도체 제조장비 등을 중심으로 23.1% 늘어난 195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수출 호조에 힘입어 수출이 수입보다 18억 달러 더 많은 실적을 보였습니다. 사실 이런 흐름은 최근 몇 달간 이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국제수지에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상품 수출이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견인한 바 있습니다.
수출을 뒷받친 가격 급등과 AI 수요
이번 수출 호황의 배경에는 반도체 단가의 급격한 상승이 있습니다. 지난해 7월과 비교해 보면 DDR5 8Gb 제품 가격은 3.9달러에서 24달러로 500% 이상 올랐고, 낸드플래시 128Gb 역시 3.39달러에서 30달러를 넘어 700% 가까이 뛰었습니다. 단순히 물량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제품 하나하나의 가치가 크게 올랐다는 의미입니다.
당연히 이런 가격 상승 뒤에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라는 실수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면서 고대역폭 메모리와 AI 서버용 D램,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가 크게 늘었습니다. 국가별로는 중국과 홍콩으로의 수출이 각각 134.8%, 259.4% 급증했고, 베트남과 유럽연합으로의 수출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하반기 전망과 남은 과제
7월까지의 누계 반도체 수출액은 2,33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5.1%나 늘어났습니다. 작년엔 월평균 100억 달러 수준이었던 반도체 수출이 올해는 330억 달러에 달하며 성장세가 가파르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금융투자업계는 하반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 강화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기업과의 기술 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며, 공급 제한 상황 속에서 국내 기업들의 물량 확대와 공장 증설 효과가 더해지면서 수출 전망은 당분간 긍정적인 방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원료와 에너지 수요 변화, 그리고 글로벌 IT 기기 수요의 미세한 흐름 변화는 지속적으로 체크해봐야 할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