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월드스타, 부캉이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 나타난 3m급 무태상어가 열흘 넘게 머물며 지역을 넘어 국제적인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시민들이 붙여준 이름은 '부캉이'인데요. 부산시는 지난달 29일 부캉이를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했습니다. "화려한 샤크턴을 선보이며 부산을 들썩이게 했다"는 위촉장이 전달됐고, 많은 시민이 위촉식에 참석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부캉이 앓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입니다. 실시간 위치 추적 사이트가 등장했고, AI로 만든 부캉이 모양 돔구장 영상도 확산됐습니다. 인근 카페는 부캉이가 커피를 든 이미지로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있죠. 부캉이 등장 이후 북항 일대에는 누적 약 63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실패로 끝난 1차 작전
당국은 부캉이를 먼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한 유도 작업에 나섰지만 첫 시도는 실패했습니다. 부산해경과 소방은 2004년 미국 메사추세츠의 백상아리 방류 사례를 참고해 물대포와 워터펌프로 상어를 몰아내려 했습니다. 하지만 부캉이는 물속 깊이 잠수하며 자극을 피했고, 결국 수로 안쪽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최윤 군산대 명예교수는 백상아리와 달리 흉상어류는 수면 아래로 숨는 습성이 있어 물펌프 방식이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부산시는 오는 2일 수로를 가로막는 차단 그물망을 설치하고, 외해 쪽 통로만 열어 자연스러운 이탈을 유도할 계획입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부캉이가 건강하고 회피 능력이 뛰어난 만큼 강제 구조보다 자연 이탈을 기다리는 편이 낫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습니다.
상표권 논란과 기후 변화
부캉이가 공공자산으로 자리 잡는 사이, 한 개인이 '부캉이' 상표를 먼저 출원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부산시는 부캉이가 시민들의 자발적 관심으로 만들어진 이름이라며, 개인의 상업적 독점을 막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과거 펭수 사례와 비교되지만, 부캉이는 자연물에서 유래한 이름이라는 점에서 결이 다릅니다.
부캉이의 출현은 기후 변화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동해안 대형 상어 혼획은 7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건의 2.5배로 늘었습니다. 동해 수온이 1968년 이후 1.6도 올라 전 지구 평균 상승폭의 두 배를 넘으면서 난류성 어종의 분포가 넓어진 겁니다. 전문가들은 멸종위기종 보호와 해양생태계 대응을 위한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