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의 마닐라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필리핀 마닐라를 찾아 제49차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합니다. 필리핀 대통령실은 14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이 확정됐다고 밝혔는데요. 2017년 이후 9년 만의 필리핀 방문입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의 요청이 결정적 계기가 됐고, 양국은 외교와 안보 협력을 한층 강화하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아세안과 APEC을 잇는 일정
이번 회의는 필리핀이 의장국을 맡은 가운데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동티모르 등 11개 회원국이 참석합니다. 아세안 정상회의는 매년 회원국 정상들이 모여 역내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올해는 필리핀이 의제를 주도합니다. 동남아시아의 안보와 경제 협력 의제가 집중 논의될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닐라 일정을 마친 뒤 18일과 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도 참석합니다. 지난해 10월 쿠알라룸푸르 아세안 정상회의와 한국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이어 아시아 순방을 이어가는 셈입니다.
균형 외교의 시험대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아시아 일정은 미국의 동남아시아 관여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중국과의 전략적 균형을 겨냥한 행보로 읽힙니다. 필리핀은 최근 안보 협력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춰 왔고, 이번 방문은 그 흐름을 제도권 회의에서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세안 내부에서는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세안 회원국들은 미중 경쟁 속에서 실질적 협력 성과를 원하면서도 특정 진영에 치우치지 않으려는 입장을 보여 왔습니다. 회의에서 나올 공동성명과 양자 회담 내용에 따라 역내 외교 지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