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증권시장의 거래시간을 연장하는 프리·애프터마켓 제도의 시행을 9월 14일로 미뤘습니다. 당초 6월 말에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시스템 개발의 완성도를 높이고 충분한 테스트 기간을 확보하기 위해 약 두 달 반가량 연기한 건데요. 증권사와 노동계 등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한 결과입니다. 이번 연기는 해외 시장과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큰 그림은 유지하면서, 제도 도입의 안정성을 최우선에 둔 선택으로 읽힙니다.
시스템 안정성에 무게 중심
거래시간 연장은 미국, 유럽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정착된 제도입니다. 한국거래소도 자본시장의 국제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 제도를 추진해왔죠. 하지만 당초 예정일보다 시행을 늦추기로 한 결정 뒤에는 현실적인 고려가 있었습니다. 증권업계가 시스템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충분한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고 건의했고, 거래소는 이 목소리를 받아들인 겁니다. 시장 인프라를 바꾸는 큰 변화 앞에서, 속도보다는 완성도에 무게를 둔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에 따라 모의시장 운영 계획도 변경됐습니다. 실제 시행 전 시장 환경을 시험하는 모의시장은 다음 달 초에 시작해 23주간 운영될 예정인데요. 기존 15주에서 8주가 더 늘어난 것입니다. 이 기간 동안 증권사와 투자자들은 새로운 거래 시간대에 익숙해지고 시스템을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세부 제도는 어떻게 바뀌나
시행일 연기와 함께 몇 가지 세부적인 조정도 이뤄졌습니다. 우선 프리마켓(정규장 전 거래시간)의 종료 시각이 기존 안건대로 오전 8시가 아니라 7시 50분으로 10분 앞당겨집니다. 이는 한국거래소의 프리마켓이 끝난 후, 증권사들이 별도의 거래 시스템인 넥스트레이드(NXT)의 프리마켓을 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한 조치입니다.
증권사의 참여 방식도 유연해집니다. 프리·애프터마켓에 참여할지 말지는 각 증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고, 특정 시간대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는 모든 증권사가 동시에 준비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죠. 참여의 문턱을 낮춤으로써 제도 도입 초기의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입니다.
한편, 거래시간이 늘어나면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비해 안전장치도 마련됐습니다. 프리·애프터마켓 시간대에도 정규장과 동일하게 변동성 완화 장치(VI)가 적용되고, 상시 유동성을 공급하는 시장조성자 제도가 운영될 계획입니다. 차입공매도 규제도 정규장과 같은 기준이 적용됩니다.
연장 효과와 남은 과제
거래시간을 늘리는根本 목적은 투자자의 편의를 높이고 국제 시장과의 연계성을 강화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있습니다. 실제로 해외 사례를 보면 거래시간 확대 이후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기대가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거래대금은 늘어날 수 있지만 실제 주식의 체결량을 의미하는 거래량 증가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는 추가된 시간대에 적극적인 매수세가 들어오기보다 기존 투자자들의 거래가 분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결국 거래시간 연장이 실질적인 시장 활성화로 이어지려면, 제도 자체보다는 기업 실적과 경제 전망 등 시장을 끌어올릴 근본적인 동력이 함께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거래소는 이번 연기가 장기적인 자본시장 인프라 선진화 추진에 차질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9월 시행을 목표로 모의시장 테스트를 충실히 진행하고, 시장 참여자들의 피드백을 계속 수용할 방침입니다. 투자자들은 보다 길어진 거래 시간이 새로운 기회가 될지, 아니면 단순한 시간 확대에 그칠지 주목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