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117조원 쌓은 삼전닉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년 새 현금 곳간을 117조 원이나 채웠습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양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총 277조 9,000억 원에 달하는데요. 이는 AI 인프라 투자가 급증하면서 HBM과 D램, 낸드 등 메모리 제품의 판매량과 가격이 동시에 오른 결과입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현금성 자산이 64조 원 늘어 189조 원을 돌파했고, SK하이닉스도 53조 원 증가한 87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실적 역시 역대급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은 250조 원에 육박했는데요. 삼성전자가 146조 원, SK하이닉스가 98조 원을 각각 거둬들였고, 3분기 합산 영업이익도 200조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런 현금 창출력은 반도체 업황이 한창인 지금 시점에서도 이례적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풍부한 재원 뒤에 숨은 공격적 투자
엄청난 현금을 확보한 만큼 양사는 생산능력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만 28조 원의 설비 투자를 집행했으며 평택캠퍼스 확대와 용인, 호남권 신규 기지 마련을 추진 중입니다. SK하이닉스 역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건설과 청주 낸드 생산기지 M17에 총 54조 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사실 이처럼 대규모 설비 투자와 현금 확보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건 수요 폭증이 얼마나 확실한지를 보여주는 방증입니다.
재무 건전성 개선도 눈에 띕니다. SK하이닉스는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차입금을 3조 6,000억 원가량 상환했는데요. 현금성 자산에서 차입금을 뺀 순현금은 69조 원을 넘어섰고, 당장 100조 원 순현금 확보 목표도 순조롭게 다가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300조 주주환원이 주가 돌파구가 될까
이런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은 합산 최대 300조 원 규모로 거론되는 주주환원 정책에 쏠리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잉여현금흐름의 50%를 환원하며 연간 최대 200조 원을 주주에게 돌려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2025년부터 2027년까지 동일한 비율로 최대 100조 원까지 환원할 여력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는 마이크론이나 샌디스크 등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의 공격적인 환원 추세와 맥을 같이하는 흐름입니다.
다만 주주환원이 단기 급등 재료가 되기보다는 점진적인 회복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주가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 투자자들은 대규모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기업 가치가 재평가되기를 기대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두 종목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9조 7,000억 원에 육박하며 빚투 열기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당분간 삼전닉스의 주가는 실적과 환원 정책의 궤적이 맞물리며 방향을 찾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AI 반도체 수요가 지속되는 한 현금 창출력은 유지될 테고, 이를 바탕으로 한 주주가치 제고 전략이 구체화된다면 국내 증시의 중심을 단단히 잡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