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개혁단 출범과 부실 수사의 딜레마
경찰청이 국민참여·현장동행 경찰개혁단을 공식 출범시켰습니다. 제주 실종 여성 사건 허위 종결이나 장윤기 사건 같은 부실 대응 사례가 반복되면서 국민적 불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에 경찰청은 조직 문화와 업무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보겠다며 100일간의 개혁 과제 발굴에 나섰습니다.
개혁단은 자치경찰기획단장이 단장을 맡았고, 개혁기획팀과 제도개선팀으로 구성된 약 15명 규모입니다. 별도의 민간 자문기구 없이 내·외부 개혁 기구와 소통하며 실무 중심의 개혁을 추진하는 체계를 갖췄습니다. 이번 개혁의 핵심은 책상 위에서가 아닌 현장과 국민의 목소리에서 답을 찾겠다는 점입니다.
시민배심원과 현장 맨의 눈
개혁단이 내놓은 가장 눈에 띄는 방안은 시민배심원 제도입니다. 사회적 약자나 범죄 피해자 단체가 추천한 시민들로 배심원단을 구성해, 국민적 우려가 큰 주요 사건의 경찰 대책을 평가받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수사 과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인데요.
현장 경찰관들의 참여도 이끌어냈습니다. '돋보기 프로젝트'와 '현장맨이 간다'라는 이름의 TF를 운영해서 업무 처리 과정의 사각지대나 비효율을 직접 발굴합니다. 우수 제안에는 포상금까지 지급하며 현장의 고충을 개혁 과제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국 순회 국민경청회를 열어 수집된 의견을 구체적인 개선안으로 발전시킨 뒤, 12월 중순 100일 보고회를 통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피해자 목소리와 남은 과제
경찰 개혁의 필요성을 가장 크게 느끼는 건 역시 피해자와 유가족들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경찰개혁추진단이 최근 연 간담회에서는 안산 주점 준강간 사건 유가족을 비롯한 여러 단체가 참석해 부실 수사의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CCTV 원본 대신 피의자 측 변호사가 제출한 백업본을 수집하고, DNA 검사 결과 공개를 거부하는 등의 사례가 나왔습니다.
참석자들은 피해자 1회 조사 원칙이 오히려 수사 부실의 근거로 악용되기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수사관 개인의 역량에 따라 보호 수준이 달라지는 현재 체계를 표준화된 매뉴얼로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검찰의 보완 수사권 폐지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민주당은 현장의 목소리를 제도 개선에 반영하겠다고 밝혔지만, 경찰의 수사 역량 부족 사례가 잇따르면서 국민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일이 급선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