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의 밤, 나토 총장이 도착한 날
2026년 6월 3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깜짝 방문했습니다. 지난 2월 이후 4개월 만의 방문인데요, 이번에는 나토 회원국 대사들과 함께 중앙역에 내려 동맹의 연대를 과시했습니다. 뤼터 사무총장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패트리엇 시스템 등 방공망 확충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 방문과 맞물려 러시아는 이례적인 규모의 공습을 퍼부었습니다. 6월 2일 새벽, 러시아군은 드론 650여 대와 미사일 70여 발을 동원해 키이우와 드니프로, 하르키우 등 주요 도시를 동시에 타격했습니다. 이로 인해 최소 18명에서 22명 사이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100명 이상이 다쳤습니다. 특히 키이우의 고층 아파트가 붕괴되는 등 민간 시설 피해가 속출했고, 많은 시민이 지하철역 방공호로 긴급 대피해야 했습니다.
보복과 위협이 담긴 무기들
러시아는 이번 공습 전 외교관과 외국인에게 키이우를 떠나라고 경고하며 심리전을 펼쳤습니다. 공습 직후 크렘린궁은 루한스크 지역 대학 기숙사 피격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우크라이나는 이를 허위정보라고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이번 공격에서 눈에 띈 건 첨단 무기의 동원입니다.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지르콘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사용되었고,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는 상공에서 36개의 하위 탄체로 분리되는 위력을 보였습니다. 군사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재고를 고갈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해군용 지르콘까지 동원한 점은 미사일 재고 부족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벨라루스에 배치된 오레시니크는 유럽 주요 도시들이 사정권에 들어왔음을 의미합니다. 이에 유럽연합과 나토 회원국들은 추가 압박 방안을 긴급히 논의했습니다.
종전은 요원하고, 공격은 격화되고
미국 주도의 종전 협상은 지난 2월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전쟁이 발발하면서 사실상 중단되었습니다.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다시 격렬한 공격을 주고받으며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되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에서 철수하면 오늘이라도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양국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등 병합 지역의 주권을 두고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무인 장비로 러시아 본토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최대 3,500km 거리의 우랄산맥까지 도달하는 초장거리 드론 공격을 포함해 상트페테르부르크 석유 수출 터미널 등을 타격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에 패트리엇 미사일 추가 지원을 절실히 요청하며 동맹국의 결속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전쟁은 4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종전의 실마리는 여전히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토 총장의 방문과 러시아의 공습이 겹치면서 전장의 불씨는 더욱 거세지는 형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