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반영'에 잦아든 매파의 충격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3.75~4.00%로 결정한 다음 날인 1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6포인트(0.04%) 내린 6715.41에 장을 마쳤습니다. 3년 2개월 만의 긴축 복귀라는 무게감에 비하면 놀랄 만큼 잔잔한 마감이었죠.
장 초반 분위기는 오히려 뜨거웠습니다. 지수는 0.91% 오른 6779.02로 출발해 장중 6795.53까지 치솟았습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었고 국제유가 상승세가 진정된 점이 투자심리를 눌러준 겁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며 한때 6697.85까지 밀리기도 했습니다.
외국인은 팔고 자사주는 받치고
수급은 뚜렷하게 갈렸습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 2800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7거래일 연속 매도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0.39%, 0.80% 하락한 25만 2500원과 174만 5000원에 마감하며 지수를 끌어내렸죠.
반대편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4137억 원, 1586억 원을 사들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물량으로 추정되는 기타법인이 1조 7000억 원 넘게 순매수하며 하락 폭을 방어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운송장비·부품이 2.4% 오르고 기계·장비와 운송·창고가 1%대 강세를 보인 반면 전기·전자는 0.57% 내리며 순환매 장세가 펼쳐졌습니다. 코스닥은 0.76% 오른 822.18로 3거래일 연속 상승했습니다.
다음 분수령은 일본은행과 환율
시장의 시선은 18일 예정된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로 옮겨갔습니다. 추가 긴축 여부가 단기 방향을 가를 변수라는 겁니다. 여기에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와 국제유가, 원·달러 환율도 함께 지켜봐야 할 항목입니다. 환율은 이날 13.6원 오른 1382.2원에 마감하며 3주 만에 1380원대를 다시 넘어섰습니다.
전문가들 시각은 엇갈립니다. 금리 인상이 미국 경기 낙관론을 뜻한다며 가격 전가가 가능한 반도체·에너지 업종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유동성 위축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박스권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정책 경로보다 이란발 유가 불확실성과 통화정책 소통의 신뢰도를 더 큰 변수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이날 F4 회의를 열어 미국 금리 인상이 이미 선반영돼 시장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긴축 기조가 뚜렷해진 만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