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 기술자 이근안·박처원 등 167명 포상 46년 만에 박탈

경뉴한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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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7월 22일 오전 7:17

발행: 2026년 7월 21일 오후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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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2·12 군사반란과 5·18 진압, 간첩 조작 사건 등에 가담한 167명에 대한 정부 포상 198건을 취소했다. '고문 기술자' 이근안의 국무총리 표창과 박처원 전 치안감의 훈장 등이 46년 만에 박탈됐으며, 취소의 43%는 중정·안기부 소관 간첩 조작 관련 포상이었다. 다만 김기춘 전 국장 제외 문제와 포상금 환수 방안 등 쟁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40여 년 만에 돌아온 심판

2026년 7월 21일, 행정안전부는 국무회의를 거쳐 167명에 대한 정부 포상 198건을 취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취소 대상은 두 축으로 나뉩니다. 12·12 군사반란과 5·18 진압에 가담한 76명의 포상 76점, 그리고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발생한 간첩 조작 사건 관련자 91명의 훈·포장과 표창 122점입니다.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시행된 이번 조치는 부적절하게 수여된 상훈을 바로잡으려는 의지의 연장선에 놓여 있습니다.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고문 기술자'로 악명 높았던 이근안 전 경감입니다. 민주화운동 인사들에게 전기 고문과 물 고문을 가한 이 인물은 생전 16개의 상훈을 받았으나 88세로 별세할 때까지 진정한 반성이 없었다고 알려졌습니다. 그의 국무총리 표창이 46년 만에 취소됐고,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건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며 은폐한 박처원 전 치안감의 훈장 2점과 표창 2점도 함께 박탈됐습니다.

간첩 조작이 남긴 86건의 흔적

취소 건수의 43%인 86건은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와 국가안전기획부 소관의 상훈이었습니다. 1975년 재일동포 유학생 20여 명을 간첩으로 기소한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1981년 보성 정해룡 일가 30여 명을 조작한 '보성 가족 간첩단 사건', 제주 모녀를 조총련 사주 간첩으로 지명한 '제주 모녀 간첩 사건' 등 19개 간첩 조작 사건 관련자들의 포상이 그 대상입니다. 이 사건들은 모두 위법한 수사 절차와 인권침해가 확인되거나 재심을 거쳐 무죄 판결을 받은 사례들입니다.

12·12 군사반란 당시 정승화 계엄사령관 납치 작전을 지휘한 우경윤 준장과 최석립 대령, 하나회 멤버였던 백운택 소장과 조홍 준장의 무공훈장도 함께 취소됐습니다. 5·18 진압을 지휘한 소준열 전 중장과 작전에 직접 가담한 변길남 전 대령의 훈장도 박탈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남은 숙제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누적된 역사적 왜곡을 잘 정리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행안부 장관에게는 반론에 부딪히지 않도록 절차상 잘못이 없도록 꼼꼼하게 파악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가장 논쟁이 된 건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당시 수사 지휘자였던 김기춘 전 공안수사국장이 명단에서 빠진 부분입니다. 국정원은 김 전 국장이 받은 보국훈장이 해당 사건 공적과 무관하다는 법적 근거를 제시했지만, 시민사회에서는 추가 조사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미해제는 이미 지급된 포상금의 환수 문제입니다. 현재 법령상 환수 근거가 없어 정부는 법령 보완 방안을 검토 중이며, 경찰청은 173건의 추가 취소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