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과 주가의 엇갈린 방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6년 3분기 나란히 역대급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삼성전자는 분기 영업이익 107조4천억원으로 글로벌 빅테크 가운데 처음 100조원을 넘었고, SK하이닉스도 77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예상됩니다. 두 회사 합산 영업이익은 184조원에 이르는데요.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실적을 끌어올린 겁니다.
그런데 주가는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6월 말과 비교해 삼성전자는 36.2%, SK하이닉스는 51.9%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각각 1천377조원과 931조원으로 줄었습니다. 내년 예상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이 3배 안팎까지 내려가면서 실적과 주가 사이의 괴리가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분석까지 나옵니다.
주주환원, 규모는 커지지만
시장의 관심은 주주환원으로 쏠립니다. SK하이닉스는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마쳤고, 11월 5일 2천369만주를 전량 소각할 예정입니다. 발행주식의 3.24%가 사라지는 만큼 주당 가치는 높아지고, 최대주주 SK스퀘어 지분율은 20.0%에서 20.7%로 오릅니다. 회사는 28일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추가 환원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특별배당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키옥시아 지분 매각 차익이 약 20조원으로 추정되면서 16조원 규모 특별배당설이 돌았지만, 회사는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90조원에서 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제시했고, 3분기 배당 30조원을 확정한 뒤 나머지 방식은 내년 1월 이사회에서 정할 방침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80조원, SK하이닉스 40조원 안팎의 추가 환원 여력도 거론합니다.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얼마나 앞당기느냐가 주가 반등의 첫 시험대인 셈입니다.
투자와 환원 사이의 균형
배경에는 AI 투자 부담과 메모리 업황에 대한 우려가 자리합니다. 빅테크의 설비투자가 늘수록 반도체 수요는 커지지만, 동시에 자금 조달 부담과 수익성 논란도 따라붙습니다. 여기에 중국 업체의 추격과 범용 D램 가격 변동 가능성이 투자심리를 누르고 있습니다.
반대로 실적 전망은 여전히 밝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50%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습니다. 다만 고대역폭메모리 증설과 신규 공장 투자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환원 확대가 성장 투자를 위축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도 붙습니다. 결국 관건은 사상 최대 이익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주주에게 돌려주고, 그와 동시에 다음 사이클을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