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입국 제한 대상 국가를 기존 19개국에서 39개국으로 대폭 확대했습니다. 이번 조치로 전 세계 국가의 약 20%에 해당하는 국가 국민들의 미국 방문이 사실상 제한되거나 까다로워졌습니다. 특히 부르키나파소, 말리, 니제르, 남수단, 시리아 등 5개국은 전면 입국 금지 대상에 새롭게 포함됐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발급한 여행 문서 소지자도 입국이 전면 차단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포고령 서명과 함께 테러 공격 의도나 국가 안보 위협으로부터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정책이라고 밝혔는데요. 행정부는 입국 제한 확대의 근거로 해당 국가들의 높은 비자 체류 기간 위반율, 부패 문제, 신원 확인 시스템의 신뢰성 부족 등을 꼽았습니다. 이미 전면 금지국이었던 이란, 예멘, 아프가니스탄 등 12개국에 대한 조치는 유지됐고, 라오스와 시에라리온은 부분 제한에서 전면 금지국으로 격상됐습니다.
월드컵 개최국인데 팬은 못 온다?
이번 확대 조치가 실질적으로 가장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부분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입니다. 본선에 진출한 세네갈과 코트디부아르가 ‘부분 입국 제한국’ 목록에 이름을 올리면서 해당 국적 팬들의 원정 응원에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죠. 미국 정부는 월드컵 선수단은 입국 규제에서 제외한다고 밝혔지만, 일반 팬들은 B1/B2 관광 비자 발급 과정에서 추가 심사를 받거나 거부당할 수 있습니다. 더 심각한 건 이란과 아이티인데요, 이 두 나라는 이미 ‘전면 입국 금지국’에 지정되어 있어 월드컵 관람을 목적으로 한 미국 입국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월드컵을 대비한 신속 비자 발급 제도를 발표한 바 있지만, 입국 제한 대상국 국민들에게 동일한 혜택이 적용될지는 아직 불투명합니다. 세네갈은 I조, 코트디부아르는 E조, 이란은 G조, 아이티는 C조에 속해 조별리그 일부 경기를 미국에서 치를 예정이라, 현지에서 열리는 본국 경기를 보지 못할 팬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확대된 제한과 쏟아지는 비판
이번 조치는 단순히 금지국가 수를 늘린 데 그치지 않습니다. 앙골라, 앤티가 바부다, 베냉, 코트디부아르, 나이지리아 등 15개국이 새로운 ‘부분 제한국’으로 지정됐고, 부룬디, 쿠바, 토고, 베네수엘라 등 4개국에 대한 기존 부분 제한 조치는 유지됐습니다. 특히 이번 확대는 지난 11월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서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국적자의 총격 사건과 연계되어 해석되는 만큼, 안보를 명분으로 한 강경 행보라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국제 사회와 인권 단체의 비판 역시 거셉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의 아프리카 및 중동 출신 이민자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미국 국제난민지원 프로젝트는 “출신 국가에 따라 사람을 악마화하는 수치스러운 차별”이라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오바마와 바이든 행정부에서 일했던 관계자들도 특정 국적의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차별적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새로운 행정명령은 2026년 1월 1일부터 발효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