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앞에서 벌어진 끔찍한 비극
9월 1일 오전 7시 17분, 경기 광주의 한 다세대주택 계단에서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30대 현직 공무원인 남편이 이혼 소송을 진행하던 아내를 흉기로 20회 이상 찔러 살해한 것인데요. 범행은 5살 딸이 곁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이루어졌습니다. 피해자는 스마트워치를 눌러 긴급 구조를 요청했지만,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습니다.
남편은 이혼 소송에서 재산분할이나 양육권 조정에서 불리한 판결이 나올 것을 우려해 범행을 결심했습니다. 조사 결과 그는 3주 전부터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고, 아내가 피신해 있던 주소를 찾아가 오토바이를 타고 접근했습니다. 범행 직후 수원으로 도주했다가 약 4시간 20분 뒤 숙박시설에서 긴급 체포되었습니다. 5살 딸이 직접 목격한 장면은 아이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경찰은 정서적 학대 혐의까지 적용했습니다.
신고가 막아내지 못한 비극
피해자는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에도 여러 차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2023년 3월부터 남편의 폭행과 협박을 이유로 4차례나 경찰에 신고했고, 법원으로부터 임시보호명령도 발령받았습니다. 경찰은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접근 금지 조치를 내렸는데, 문제는 임시보호명령 과정에서 피해자의 주소가 남편에게 그대로 노출되었다는 점입니다.
임시숙소 입소 권유도 있었습니다. 경찰은 서울 금천구의 한 모텔형 시설을 제안했지만, 직장과 어린이집이 멀어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피해자는 거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과거 남편이 경찰관을 폭행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됐을 때도 법원은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피해자가 스스로 거처를 옮기고 스마트워치까지 찼지만, 결국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목숨을 빼앗겼습니다.
피해자 보호 제도의 허술한 현실
이번 사건을 두고 여성단체들은 제도 전반의 허술함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성명을 내고 반복되는 죽음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는데요. 특히 내년도 성평등가족부 예산안에서 여성 폭력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안전 인권 예산이 지난해보다 4.1% 감액된 점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임시숙소 문제도 심각합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2023년부터 LH와 협약을 맺고 임대주택을 활용한 숙소 확보를 시도하고 있지만, 예산과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임시숙소는 모텔 형태로 운영되어 자녀를 양육하는 피해자들의 실정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자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공간과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