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최고봉 비극, 동행 여친 방치 사망…'책임'에 대한 재판이 열린다

네문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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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7일 오후 10:16

발행: 2025년 12월 7일 오후 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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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최고봉에서 남자친구가 여자친구를 혼자 남겨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으로, 남성은 중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되었다. 경험 많은 산악인이었던 그는 초보자인 여자친구와 준비 부족한 상태에서 겨울 등반을 강행했고, 위기 시 그녀를 6시간 이상 방치한 뒤 늦은 구조 요청 등 연이은 과실을 범한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내년 재판은 극한 스포츠에서의 동반자 책임에 대한 법적·사회적 기준을 세울 중요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정상 50m 앞, 혼자 남겨진 여자친구

올해 1월, 오스트리아 최고봉 그로스글로크너(3,798m)에서 벌어진 비극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33세 여성 케르스틴 구르트너가 영하 20도에 육박하는 체감온도와 시속 70km가 넘는 강풍 속에서 저체온증으로 숨진 채 발견되었죠. 그녀의 남자친구이자 등반 파트너였던 36세의 토마스 플램버거는 그녀를 약 6시간 동안 혼자 남겨둔 채 도움을 요청하러 하산했습니다. 검찰은 플램버거를 중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고, 재판은 내년 2월 19일 인스브루크 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조난 사고를 넘어, 극한 환경에서 동반자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플램버거는 경험 많은 산악인으로 알려졌지만, 등반 초보자인 여자친구와 함께 혹독한 겨울 조건에서의 등반을 강행한 점이 첫 번째 쟁점입니다. 두 사람은 해가 진 오후 6시에 등반을 시작해 원래 계획보다 늦었고, 적절한 비상 장비를 충분히 갖추지도 않았습니다. 특히 구르트너는 고산 등반에 적합하지 않은 스노보드 부츠를 신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도움을 구하러 간다"는 6시간의 공백

사건은 정상에서 불과 50m 남은 지점에서 벌어졌습니다. 구르트너가 지쳐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다고 호소하자, 플램버거는 그녀를 그 자리에 남겨두고 도움을 요청하러 하산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구조 당국에 첫 신고를 한 것은 다음 날 새벽 3시 30분이었습니다. 그 사이 약 6시간의 시간이 흘렀고, 이 결정적인 시간 동안 구르트너는 혼자 극한의 추위에 노출되었습니다.

검찰은 플램버거가 가이드이자 더 경험 있는 동반자로서의 기본적인 안전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그가 구르트너를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거나, 비상 담요를 덮어주거나,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장비로 몸을 보호할 방법을 마련해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오히려 그는 하산한 후, 자신의 휴대전화를 무음 모드로 설정해 구조대의 후속 연락을 받지 못하는 등 추가적인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강풍으로 헬기 투입이 지연되면서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한 것은 오전 10시쯤이었고, 그때는 이미 구르트너가 사망한 뒤였습니다.

법정에 선 '과실'의 무게

플램버거의 변호인은 이번 사건을 '비극적인 사고'라고 규정하며 고의성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검찰의 기소 이유는 명확합니다. 예정보다 늦고 준비 부족한 상태에서의 등반 강행, 위험 신호에 대한 무시,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동행자를 극한 환경에 방치한 후 적절한 구조 활동을 지체한 점이 중과실에 해당한다는 판단입니다. 만약 유죄가 인정될 경우, 그는 최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산악인 커뮤니티 내에서도 복잡한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일부는 극한의 산악 환경에서는 때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라고 말합니다. 반면, 많은 이들은 산행의 기본 원칙은 '함께 올라간 사람은 함께 내려온다'는 것이라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동반자를 버리고 내려오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합니다. 특히 한쪽이 초보자인 경우, 더 경험 많은 파트너의 책임은 훨씬 무겁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등반 문화에 던지는 질문

내년 재판은 한 개인의 과실을 따지는 것을 넘어, 등산 및 등반 문화 전반에 대한 성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날씨와 코스에 대한 준비 부족, 과신,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의 판단력 상실은 이번 사건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인근 웹캠에 플램버거가 혼자 하산하는 모습이 포착된 점은, 이 비극이 얼마나 예측 가능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 사건의 최종 판결은 단순한 형량을 결정하는 것을 넘어, 위험한 야외 활동에서 동반자 간 신뢰와 의무의 기준을 설정하는 중요한 법적 선례가 될 수 있습니다. 등반가들의 자유와 모험 정신을 존중하면서도, 동시에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안전 문화가 어떻게 정립되어야 할지 사회적 논의를 촉발시키고 있습니다. 내년 2월, 인스브루크 법정의 판결은 이 무거운 질문에 대한 한 가지 답을 내놓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