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장, 10분의 사투
2024년 4월 17일 낮 2시쯤, 경기 성남시 분당의 한 탁구장에서 70대 A씨가 갑자기 가쁜 숨을 내쉬더니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테이블을 짚고 있던 손이 풀리며 바닥으로 고꾸라졌고, 주변 시민들은 한순간의 상황에 당황할 뿐이었습니다. 그때 비번 상태로 운동 중이던 분당경찰서 금곡지구대 소속 김삼수 경감이 옆 탁구장에서 달려 나왔습니다.
김 경감은 A씨의 눈동자 초점이 흐려지고 호흡과 의식이 모두 사라진 위급한 상태임을 즉시 확인했습니다. 곧바로 주변에 119 신고를 요청하는 동시에 심폐소생술을 시작했고, 구급대가 도착하기까지 약 10분간 한 손도 멈추지 않고 압박을 반복했습니다. 그 끝에 A씨는 간신히 호흡을 되찾았습니다.
미국에서 온 회계사, 스텐트 시술로 건강 회복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급성 심근경색 진단을 받고 혈관확장술, 스텐트 시술을 받았습니다. 의료진은 "골든타임을 지킨 초동 조치가 없었더라면 생명을 잃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A씨는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회계사로 일하는 대한민국 국적의 미국 영주권자였습니다. 매년 휴가차 한국을 찾던 중 사고를 당한 것이죠.
건강을 되찾은 A씨는 5월 27일, 자신을 살려준 김 경감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분당경찰서 홈페이지에 글을 남겼습니다. "생명의 은인"이라는 표현을 담아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한 것입니다. 이후 A씨는 6월 2일 미국으로 무사히 귀국했습니다.
K-히어로로 선정된 한 경찰관의 사명감
김삼수 경감은 사고 이후에도 한결같은 겸손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경찰의 사명이니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소감을 밝힌 것이죠. 분당경찰서는 공로를 인정해 김 경감에게 포상휴가 1일을 수여했습니다. 또한 경기남부경찰청은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시민 영웅을 알리는 'K-히어로' 시리즈 캠페인의 여섯 번째 주인공으로 그를 선정해 유튜브를 통해 소개했습니다.
휴무 중에도 사명감을 잃지 않았던 한 경찰관의 10분, 그리고 그 10분이 한 사람의 인생을 되돌려놓았습니다. 골든타임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생명을 가른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전하는 사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