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계 정당이 쥔 캐스팅보트
이스라엘 총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진영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서 정국이 안갯속에 빠졌습니다. 지난달 27일 치러진 선거에서 친네타냐후 블록은 120석 중 53석을 얻었지만 연정 구성 최소 요건인 61석에는 미치지 못했는데요. 반네타냐후 블록은 48석에 그쳤고, 아랍계 정당이 19석을 쥐면서 결정적 열쇠를 쥐게 됐습니다.
여기서 판을 흔들 변화가 나왔습니다. 유세프 자바린 조인트 리스트 대표는 연정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의회 신임투표 등을 통해 반네타냐후 진영을 외부에서 지원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습니다. 이 경우 야권은 59석으로 늘어 친네타냐후 진영을 앞서고, 라암의 행보에 따라 과반 달성까지 가능해집니다.
다만 조건이 만만치 않습니다. 자바린 대표는 크네세트 의장 교체와 사법부 개편 법안 폐지, 가자 전쟁 중단, 팔레스타인 지도부와의 협상 재개를 요구했습니다. 반네타냐후 진영 내부에서도 아랍계 정당 포함 여부를 둘러싼 이견이 여전해 조율이 관건입니다.
전화 통화로 드러난 이란 카드
이런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란 공격 재개를 강하게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는 11월 3일 직후 이란을 타격하자고 제안했다는 겁니다. 카타르 중재로 진행되는 미·이란 협상이 이란에 대한 압박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습니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 협상에 시간을 더 주기를 원한다는 입장입니다. 협상이 순조롭다고 밝히면서도 곡괭이산 등 핵 시설을 두고는 10분이면 처리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압박을 이어가는데요. 외교와 군사 옵션을 동시에 쥐고 흔드는 모습입니다. 이란 역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무제한 반격을 지시하는 등 강경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전쟁이 생존 카드가 될 때
전문가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 행보를 내부 정치 위기와 연결 짓습니다. 연정 협상이 야권 주도로 흘러갈 경우 실각할 수 있는 만큼, 이란과의 긴장을 끌어올려 야권 연대를 차단하려 한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어느 정파도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재선거로 갈 수 있습니다.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이 두 나라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