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뛰는데 국내는 18주째 하락
9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리터당 1,858.6원, 경유는 1,843.9원을 기록했습니다. 전주 대비 각각 0.5원, 0.1원 내린 수치로 18주 연속 하락세입니다. 같은 기간 두바이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해 장중 120달러까지 치솟았고,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도 8~9% 올랐습니다.
국내외 가격이 엇갈리는 배경에는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가 있습니다. 정부는 제10차 최고가격을 동결하며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의 상한을 유지했고, 유류세 인하도 11월 말까지 두 달 연장했습니다.
문제는 이 구조가 오래 갈수록 부담도 커진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정유사에 보전해야 할 예산은 이미 5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커지는 부작용
최고가격제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소비 억제 기능의 약화입니다. 국제 가격이 오르면 소비가 줄어야 하는데, 상한선이 이를 막으면서 수요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7월 휘발유 소비량은 886만 배럴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가격이 전년 대비 12.9% 올랐는데도 소비는 오히려 늘어난 겁니다.
정유업계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수급 안정을 위해 전년 동월 물량의 90% 이상을 국내에 우선 반출하도록 묶어 두었고, 수출 기회를 잃은 정유사들은 저장시설 포화로 가동률을 낮추는 방안까지 검토 중입니다. 손실 보상 산정 방식을 두고도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정유사들은 기회손실을 반영한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 기준 보상을 요구하고 있고, 일부 외국계 지분이 높은 정유사는 행정소송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추석 할인 논란
정부는 추석 연휴인 24일부터 27일까지 고속도로 주유소 226곳에서 리터당 100원을 추가 인하하기로 했습니다. 통행료 전면 면제도 함께 시행됩니다.
하지만 이 조치를 두고 유통업계의 반발이 거셉니다. 한국석유유통협회는 고속도로 주유소에만 할인을 적용하면 인근 자영주유소 고객을 빼앗는 불공정 행위라며, 전국 9천여 일반 주유소에 대한 할인 지원을 요구했습니다. 한국주유소협회도 가격 격차 확대로 정상적인 가격 경쟁이 왜곡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와 국내 가격의 괴리가 장기화되면 재정 부담과 시장 왜곡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최고가격제를 당분간 유지하되 국내외 가격 차이를 점진적으로 현실화해 나가야 한다는 제언이 나오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