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진 제도의 '큰 그림' 바꾼다
정부가 암과의 전쟁에서 새로운 전략을 펼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2026년부터 5년간 시행될 ‘제5차 암관리종합계획’의 핵심은 암을 ‘더 일찍, 더 정확하게’ 찾아내는 데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대장암 검진 방식의 근본적인 전환인데요. 기존에는 50세 이상 성인이 매년 분변잠혈검사를 받고, 이상 소견이 나올 경우에만 비로소 대장내시경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2028년부터는 45세부터 74세까지의 국민이 10년에 한 번씩 국가건강검진으로 대장내시경을 바로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이는 검진의 패러다임을 ‘이상 발견 후 확인’에서 ‘능동적 예방과 조기 발견’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조치입니다.
이와 함께 폐암 검진 대상도 확대됩니다. 현재는 하루 한 갑을 30년 이상 피운 54세에서 74세 고위험군만 저선량 흉부 CT 검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새 계획에서는 연령 기준을 낮추고 흡연량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이 검토 중입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 등 6대 암의 조기 진단율을 현재 57.7%에서 6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지역 치료 격차 해소에 100억 투입
두 번째 축은 암 치료의 지역 간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입니다. 암 환자의 무려 78.5%가 수도권 의료기관을 찾는다는 통계가 말해주듯, 지방에 사는 환자들의 상경 치료 부담은 오랜 과제였습니다. 이에 정부는 전국 13개 지역암센터를 ‘권역암센터’로 격상하고, 내년에만 100억 원을 투입해 시설과 장비를 보강할 계획입니다. 이 투자는 단순한 시설 지원을 넘어, 지역에서도 수준 높은 완결형 진료가 이뤄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소아청소년암 거점병원을 기존 5개소에서 6개소로 확충하고, 국립암센터와 지역 센터 간 연구 컨소시엄을 강화해 표준 치료법을 공유할 방침입니다. 특히 의사 인력이 부족한 비수도권 지역을 위해 필수‧공공의료 강화와 연계한 인력 지원 정책도 병행됩니다. 이 모든 노력의 궁극적 목표는 환자가 집 가까운 병원에서도 질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지역 완결형 의료 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습니다.
AI와 존엄한 임종으로 미래 대비
마지막으로, 이번 계획은 미래 기술과 삶의 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겠다는 의지를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방대한 의료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합니다. 기존의 국가암데이터센터를 ‘국가암 AI‧데이터센터’로 확대 개편하고, 환자의 병리 영상 등 다양한 데이터를 연계한 ‘멀티모달 데이터’ 7만 건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은 조기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맞춤형 치료법을 찾는 데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암 생존자와 말기 환자를 위한 지원을 대폭 확대합니다. 암을 극복한 생존자들을 위한 통합지지 프로그램을 고도화하고, 국립암센터에 상담 창구를 마련합니다. 더불어 존엄한 임종을 보장하기 위해 연명의료결정제도를 개선합니다. 기존에는 임종이 임박한 말기 환자만 연명의료 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조금 더 이른 시기에 자신의 뜻을 밝히고 계획할 수 있게 됩니다. 호스피스 기관도 확대하고 가정형 호스피스 지원을 강화해 말기 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덜어줄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