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숫자에 대한 차가운 반응
삼성전자가 2026년 2분기 잠정 실적에서 매출 171조 원, 영업이익 89조 4천억 원을 기록하며 단일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9%, 영업이익은 무려 1,810% 넘게 폭증한 수치입니다. 성과급 충당금을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이 100조 원을 웃돌아 엔비디아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나왔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냉정했습니다. 기대치만큼 화려하지 않다는 평가 속에 주가는 장중 한때 10% 넘게 빠져 8.49% 하락 마감했고, SK하이닉스도 서킷브레이커가 걸릴 정도로 동반 급락했습니다.
증권가 시각은 극과극
실적 해석이 갈리는 만큼 목표주가도 39만 원에서 67만 원까지 약 28만 원 폭의 천차만별을 보였습니다. KB증권은 글로벌 AI 투자가 내후년까지 1조 5천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장기화된다며 목표가를 60만 원까지 상향했습니다. IBK투자증권도 46만 원으로 올렸고, 노무라증권은 67만 원을 유지하며 매수 의견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반면 키움증권은 하반기 EPS 성장 둔화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를 근거로 목표가를 39만 원으로 내렸습니다. 컨센서스가 90조 원을 넘었던 터라 89조 4천억 원이라는 숫자만으로는 부족했던 셈인데, 결국 고점이 높았던 만큼 셀온 매물이 쏟아진 결과로 풀이됩니다.
1986년의 악몽이 되살아나나
이 같은 실적에 일본 언론의 시선은 유독 날카로웠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닛케이, 산케이신문은 한국 메모리 업체의 글로벌 점유율 합계가 60%에 달하는 상황을 1980년대 미일 반도체 갈등에 빗대며 경고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미일 반도체 협정으로 일본 반도체 산업을 무너뜨렸고, 미국 내에서도 가격 담합 의혹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상대로 집단소송이 제기된 상태입니다. 성균관대 권석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생산 거점의 미국 이전이나 대규모 투자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메모리 부족을 겪는 미국 기업들이 CXMT, YMTC 등 중국 업체로 눈을 돌리는 움직임까지 포착되면서 잘나갈수록 리스크가 커지는 구조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