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를 질주한 12살, 그리고 일주일 뒤 재범
충남 천안에서 초등학생들이 무면허로 차량을 훔쳐 몰다가 적발된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며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단순 장난으로 넘길 수 없는 위험천만한 범행이었는데요. 이들은 귀가 조치된 뒤 불과 일주일 만에 똑같은 범행을 되풀이했고, 결국 경찰은 부모와의 격리를 결정했습니다. 촉법소년이라도 재범 위험이 크면 사회로부터 떼어놓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아파트 주차장에서 당진까지, 무면허 질주의 전말
지난 5월 13일 오전, 천안시 동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12살 A군, B군, C군이 문이 잠기지 않은 SUV 차량을 훔쳐 타기 시작했습니다. A군이 운전대를 잡고 거리로 나섰고,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까지 냈습니다. 시민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2시간여 만에 A군을 검거했고, 도주했던 B군과 C군도 8시간 만에 붙잡았습니다.
법원은 주범 A군에게 소환 없이 즉시 시설 수용이 가능한 긴급동행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동승했던 B군과 C군은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부모에게 인계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조치 이후에 터져 나왔습니다. 귀가한 지 일주일도 안 된 5월 20일, B군이 또다시 친구 D군과 함께 D군 부친의 차량을 훔쳐 천안에서 당진까지 약 60km를 무면허로 질주한 겁니다. 이들은 차를 버리고 당진의 한 PC방에서 발을 쉬우다 경찰에 연행되었습니다.
'촉법'이면 다 되는 걸까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닌 촉법소년으로 분류됩니다. 그동안은 조사 뒤 대부분 부모에게 돌려보내는 게 일반적이었는데요.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재범의 가능성이 구체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경찰은 A군과 더불어 B군, D군에게도 긴급동행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이로써 촉법소년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3명이 모두 부모와 격리된 채 소년보호시설에서 재판 결과를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최근 광주에서는 중학생이 무면허로 차를 몰다 동승 여학생이 숨지는 참사도 발생했습니다. 청소년의 무면허 운전은 단순 호기심을 넘어 주변 사람들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행위입니다. 전문가들은 촉법소년이라도 사안이 중대하고 보호자의 관리가 어렵다면, 단순 귀가가 아닌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이 촉법소년 제도의 실효성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