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행 확정된 44개 기관
정부의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계획으로 수도권의 44개 기관이 세종으로 옮겨갑니다. 재외동포청과 원자력안전위원회까지 포함되면서 '부는 세종, 청은 대전' 원칙이 흔들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번 계획으로 충청권 기관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대전시는 세종시가 인구와 자원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며 반발합니다. 혁신도시 지정에서 빠진 역차별을 2차 공공기관 이전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지역 정치권도 온도차를 보입니다. 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청 단위 기관의 대전 이전 원칙을 강조했다가 계획 발표 뒤 상생론을 내세웠고,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원칙이 무너졌다며 비판했습니다.
인천에서는 재외동포청 이전을 두고 여야가 함께 반대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한 차례 입장문을 냈고,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네 차례 논평과 기자회견으로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정의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도 공식 협의를 촉구했습니다.
공사 중인 청사, 또 이전 준비
중대범죄수사청은 2024년 2월 출범한 뒤 보름도 지나지 않아 2031년까지 세종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받아들였습니다. 현재 서울 중구 을지로의 민간 건물에 임시로 들어가 있는데, 내부 공사가 끝나지 않아 조사실과 피의자 수용 시설이 부족합니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도 최소 기능만 돌아갑니다. 조직 안착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 이전 계획이 먼저 확정된 셈입니다.
인력과 비용 부담도 큽니다. 정원 2874명 가운데 1900명만 채워졌고, 청장 임명 절차도 완비되지 않았습니다. 서울 청사 임대료와 관리비로 매달 34억 원가량이 나갑니다. 정부는 세종 청사 신축에 3조 1000억 원이 들 것으로 보면서 서울 시설을 다시 옮기는 중복 투자를 우려합니다. 일부에서는 국가균형발전에는 맞지만 서울 본청 운영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남은 과제는 지역 간 신뢰
세종시장이 대전의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을 세종으로 옮기자고 건의하자, 허태정 대전시장은 안보 시설의 특성을 들어 반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충청광역연합을 통한 연계가 필요하지만 세종만 혜택을 보는 구조는 지역적 박탈감을 키울 수 있다고 봅니다. 외교부는 세종 이전에 반대한 적이 없다며 성공적 이전을 위한 의견 교환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기관 이전의 속도만큼 지역 간 합의와 행정 안착을 위한 시간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