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성공한 특검'의 몰락
서울고등법원 형사15-2부가 21일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게 징역 6년, 벌금 2억 원, 추징금 2억 원을 선고했습니다. 1심의 징역 7년, 벌금 5억 원, 추징금 1억 5천만 원보다 줄어든 형량인데요. 함께 재판에 넘겨진 양재식 전 특검보도 징역 5년, 벌금 2억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두 사람은 1심에서 법정구속됐지만 항소심 도중 보석으로 풀려났고, 이번 선고에서도 재구속되지는 않았습니다. 2017년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며 '가장 성공한 특검'으로 불렸던 인물이 대장동 로비 의혹으로 실형을 확정받게 된 겁니다.
형량을 가른 1억 원
판결의 분수령은 남욱 변호사로부터 받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자금 3억 원이었습니다. 1심은 3억 원 전부를 유죄로 봤지만, 2심은 2억 원만 인정했습니다. 나머지 1억 원은 남 변호사의 진술이 이동 동선이나 카드 결제 내역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가 됐는데요. 인정된 수수액이 1억 원 줄어든 것이 형량 1년 감형으로 이어진 셈입니다.
반대로 유죄 부분의 무게는 분명히 짚었습니다. 재판부는 박 전 특검이 우리은행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며 대장동 사업 컨소시엄 참여 청탁과 연결된 대가를 받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금융기관 임직원의 청렴 의무를 강조하면서, 검사로 오래 재직한 점을 지적한 대목도 나왔습니다.
무죄로 남은 '50억 클럽'
이번 판결에서 눈에 띄는 건 50억 클럽 관련 혐의가 모두 무죄로 유지된 점입니다. 재판부는 김만배 씨로부터 5억 원을 받은 시점에 박 전 특검이 이미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 있었고, 50억 원 지급 약속도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딸을 통해 받은 11억 원 역시 경제적 동일체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가 됐고, 200억 원과 단독주택 부지 약속은 공소시효가 완성돼 면소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50억 클럽 의혹은 2021년 9월 공개된 녹취록에서 출발합니다. 김만배 씨가 대장동 개발수익을 고위 법조인과 언론인 6명에게 50억 원씩 나눠주기로 계획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녹취록에는 권순일 전 대법관, 곽상도 전 의원,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민정수석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가운데 곽 전 의원은 1심 무죄 뒤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고, 권 전 대법관은 2심 첫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홍 회장은 벌금형이 확정됐고, 김 전 총장과 최 전 수석은 최근 불기소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른바 '50억 클럽'의 법적 판단은 인물별로 엇갈린 채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