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대가 일상이 된 외환시장
원·달러 환율이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24거래일 연속 1,500원대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5일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선 이후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6월 18일에는 장중 1,540원선까지 위협받았습니다.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과 14년 만의 외환공동검사까지 동원했으나, 시장의 불안 심리를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이번 환율 급등의 핵심에는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 체제의 첫 FOMC 회의 결과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점도표의 연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기존 3.4%에서 3.8%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위원 18명 가운데 9명이 연내 금리 인상을 전망하면서, 지난 3월만 해도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중동 전쟁 끝났는데도 달러는 강했다
이례적인 점은 중동 전쟁이 종전되면서도 달러 가치가 오히려 치솟았다는 겁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국제 유가가 하락했음에도 달러 인덱스는 101을 돌파하며 1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른바 '미국 예외주의'가 다시 부각되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 매력이 오히려 커진 것입니다.
AI 투자 사이클과 스페이스X 상장 등으로 미국으로의 자금 쏠림이 심화된 점도 한몫했습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도 엔화는 40년 만의 최저치에 근접했고, 유럽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에도 유로화는 약세를 면하지 못했습니다.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속도가 연준의 전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유지되는 구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 역시 물가 안정과 환율 방어를 위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신현송 총재는 적절한 시기에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혔고, 시장에서는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매우 크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다만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워낙 커서 단기간 내 환율 진정은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당국의 방어선과 남은 변수
외환당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가 과도한 쏠림에 대한 즉각 조치를 경고했고, 한국은행과 재경부는 국장급 공동 메시지로 대응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19일에는 외환 당국의 미세 조정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환율이 1,527원대로 하락 마감하기도 했습니다.
시장의 눈은 이제 오는 7월 2일에 발표될 미국 6월 고용 보고서로 쏠리고 있습니다. 이 결과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감이 확대되거나 축소될 텐데요, 여기에 7월 SK하이닉스의 미국 ADR 상장으로 약 300억 달러 규모의 달러화 유입이 예정돼 있어 향후 시장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당국의 개입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 버팀목이 되겠지만,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 환율의 중장기적 추세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