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호르몬 절반으로 줄었다
최근 발표된 연구 하나가 남성 건강을 둘러싼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 하가이 레빈 교수팀이 미국과 브라질, 핀란드, 덴마크 등 5개국 남성 11만 8,593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인데요. 1972년부터 2019년까지 남성의 평균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무려 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매년 1% 이상씩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특히 2000년 이후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졌습니다.
테스토스테론은 정자 생성과 성욕 조절은 물론 근육량과 골밀도 유지, 신진대사와 기분까지 관여하는 핵심 남성 호르몬입니다. 수치가 지나치게 낮아지면 피로감과 근력 저하, 성기능 장애는 물론 장기적으로 골다공증과 심혈관 질환 위험까지 커질 수 있습니다. 사실 2022년 전 세계 남성의 정자 수가 절반 이상 감소했다는 연구가 나온 바 있는데요. 이번 결과까지 더해지면서 남성 생식 건강 전반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음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비만과 환경이 함께 만든 결과
이렇게 급격한 감소를 단일 원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연구진은 비만과 당뇨병 증가를 가장 뚜렷한 요인으로 지목했는데요. 체지방이 늘어나면 테스토스테론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비만과 대사질환만으로는 지난 50년간의 장기적 감소폭을 모두 설명하기엔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과 생활용품에서 검출되는 비스페놀A나 프탈레이트, 과불화화합물 같은 내분비계 교란물질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세플라스틱과 대기오염, 그리고 지구온난화까지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하가이 레빈 교수는 이러한 추세가 특정 국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사전 예방 원칙의 적용을 강조했습니다.
보충제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 감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소셜미디어에서 관련 보충제 광고가 쉽게 눈에 띄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제품의 무분별한 사용에 대해 단호하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앨런 페이시 교수는 외부에서 테스토스테론을 인위적으로 투여할 경우 오히려 정자 생성이 중단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실제로 병원에서도 이러한 부작용 사례가 확인되고 있어 단순한 추측이 아닙니다.
남성 호르몬 수치가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현상에 대응하려면 근본적인 생활습관 개선과 환경 유해 물질 노출 줄이기가 먼저입니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진료와 상담 없이 유행처럼 번지는 보충제 섭취보다, 체중 관리와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호르몬 균형을 되찾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