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속 9일의 기적, 그리고 다시 떠난 구호대의 발걸음
네팔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9일 동안 고립됐던 산제이 샤흐 씨가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암흑 속에서 흙탕물을 마시며 버틴 그는 구조대가 반드시 올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극한의 시간을 견뎌냈습니다. 이런 기적적인 소식이 전해지는 사이, 우리 정부의 제2차 긴급구호대도 네팔 현지에서 새로운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축소된 인원, 복구와 재건으로 무게를 옮기다
해외긴급구호대 1진은 10일간의 활동을 마치고 지난 12일 새벽 귀국했습니다. 헬기와 드론을 동원해 강도 높은 수색을 벌인 1진은 중국인 생존자 1명을 구출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아쉽게도 실종된 한국인 9명에 대한 단서는 찾지 못했습니다. 이들과 교대로 투입된 2진은 외교부와 소방, 코이카, 의료진 등 총 8명으로 구성됐는데, 수색 전문 인력이 2명에 불과해 대규모 수색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네팔 정부 역시 수색에서 복구와 재건으로 대응 중심을 옮기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구호대 2진도 네팔 당국과 긴밀히 협의하며 수색 지원과 함께 피해 지역 복구 및 재건 방안 마련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활동 기간은 일주일로 정해졌으며, 현지 대사관과 정부 합동대응팀과의 공조를 통해 구체적인 지원 방향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멈추지 않는 민간 수색과 현지의 눈물
정부 구호대의 지원 형태가 바뀌는 가운데, 민간 차원의 수색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헬기와 드론을 투입해 실종된 직원 6명을 찾고 있으며, 한국남동발전도 약 80명의 인원을 현장에 배치해 탐문 수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험준한 산악 지형과 기상 악화 탓에 아직 실종자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네팔 현지에서는 복구 작업이 한창입니다. 대홍수 발생 18일이 지난 트리슐리 강변 마을은 여전히 폐허에 가까운 모습인데요. 네팔군이 임시 다리를 복구해 카트만두와의 교통이 일부 회복된 것은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한편, 네팔의 아버지의 날을 맞아 실종된 자녀를 찾아 헤매는 아버지들의 사연이 잇따라 전해지며 현지의 깊은 상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재난은 네팔과 중국 티베트 일대에서만 1,400명 넘는 사망자와 5,600명 이상의 실종자를 발생시켰습니다. 한국인 실종자에 대한 수색이 계속되는 가운데, 네팔의 복구와 재건은 앞으로 상당한 시간과 국제적 협력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