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내부망에 올라온 경고
대법관 후임 재제청 갈등과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으로 여권의 사법부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성찬용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가 지난달 30일 내부망에 올린 '소설 동물농장에 관하여'라는 글이 논쟁의 기폭제가 됐습니다. 조지 오웰의 소설에 빗대 사법 독립이 위태로운데도 법원 내부가 지나치게 조용하다고 지적한 겁니다.
검찰 출신 현직 판사는 형사사법 체계의 대격변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불안하다고 적었고, 현직 지방법원장도 동의 댓글을 남겼죠. 한 판사는 국정조사를 '보여주기식'이라며 '황당무계'하다고 했고, 다른 판사는 '대법원장 사퇴 압박용'이라며 '치졸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독립 수호와 성찰, 갈리는 목소리
한윤옥 창원지법 밀양지원장은 사법권 독립이 정치권력의 이해관계로 위협받으면 민주주의가 통치수단으로 전락한다고 밝혔습니다. 정욱도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는 개별 재판에 대한 불만을 사유 삼아 사법부를 몰아붙이는 것은 사법독립 침해라고 했는데요. 과거 조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했던 그가 여권을 향해 그쯤에서 멈추길 바란다고 적은 점이 눈에 띕니다.
반대로 성찰이 먼저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박병곤 남부지법 판사는 국민 신뢰를 잃게 된 과정을 먼저 살펴야 한다며, 12·3 내란 당시 법원이 제대로 된 역할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썼습니다.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지난해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이례적으로 신속한 심리도 논란을 낳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향방은 다음 달 법관회의로
쟁점은 대통령 측의 반박입니다. 국민의힘이 청구한 권한쟁의심판에서 대통령 측은 임명권에 제청된 후보자를 선별하거나 임명하지 않을 권리도 포함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제청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야 할 의무가 생기지는 않는다는 논리입니다.
남준우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는 전례 없고 정권과 무관하게 반복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전국법관대표회의 임시회의 개최를 촉구했습니다. 다만 구체적 목소리를 낼 경우 여권과 사법부 전체의 대립으로 번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옵니다. 다음 달 7일 정기회의에서 어느 정도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