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결 끝에 무산된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최저임금위원회가 배달기사와 택배기사 등 도급제 근로자에게 별도의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2026년 6월 11일 열린 제5차 전원회의 표결 결과는 찬성 11표, 반대 15표, 무효 1표로 안건이 최종 부결되었는데요. 이로써 900만 명에 달하는 특수고용 및 플랫폼 노동자의 임금 보장 문제는 다시 내년으로 미뤄지게 되었습니다.
노동계는 이들이 저임금과 고강도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민주노총은 정부가 심의를 요청하면서도 과정에서 소극적 역할을 했다며 책임을 묻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경영계는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과 법적 근거 부족을 이유로 적용 확대에 선을 그었습니다.
법리와 현실 사이에서 갈린 입장
이번 논의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하면서 본격화됐습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법 제5조 3항을 근거로 실적에 따른 임금 산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는데요. 특히 900만 특고·플랫폼 노동자가 전통적 고용관계 밖에서 기본적인 생계조차 위협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민주노총은 배달 노동자의 시간당 기본급을 1만 7,468원으로 제시하며 구체적인 방안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경영계는 이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라는 점을 들어 반대했습니다. 류기정 경총 전무는 논의 자체가 법적 권한을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고,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본부장은 편의점이나 음식점 같은 소상공인이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결국 공익위원 상당수가 경영계의 손을 들어주면서 안건은 부결되었습니다.
내년으로 미뤄진 논의, 쟁점은 여전히 남아
도급제 근로자 적용 문제가 정리되면서 위원회는 오는 6월 16일 제6차 회의를 열고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경영계는 음식·숙박업이나 택시 업종 등에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노동계는 이를 헌법상 노동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표결까지 갈 가능성이 큽니다.
사실 이번 부결로 인해 도급제 노동자의 임금 보장이라는 과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았습니다. 노동시장의 다중화가 가속되는 상황에서 법적 테두리와 실질적 보호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정부와 위원회의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