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를 흔든 후티의 공세
예멘 후티 반군의 공세가 사우디아라비아 본토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후티는 드론과 미사일로 리야드와 메카, 아덴의 주요 시설을 겨냥했고, 아람코 건물이 파괴되며 최소 13명에서 1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사우디가 전례 없는 타격을 입은 겁니다.
특히 후티가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장악하고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걸프 지역의 물류와 원유 수송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수에즈 운하 통항이 줄면 이집트의 주요 수입원이 흔들리고, UAE의 항공 허브 기능도 위협받는 구조입니다.
후티는 아덴 대통령궁과 공항을 잇달아 타격하고, 인구 60만 명의 타이즈를 포위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타이즈의 병원 12곳에서 연료와 산소, 의약품이 거의 바닥났다고 경고했습니다.
갈등 접은 사우디와 UAE
이번 사태의 핵심은 갈등 관계였던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손을 잡았다는 점입니다. 두 나라는 그동안 예멘 정부와 남부 분리주의 세력인 남부과도위원회(STC)를 각각 지원하며 주도권 다툼을 벌여왔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사우디군이 무칼라 항구의 UAE 무기 수송 시설을 공습하는 일까지 있었죠.
이번 합의로 UAE는 최정예 부대인 '자이언츠 여단'에 대한 자금 지원을 재개하고, 사우디는 공중 엄호를 맡기로 했습니다. 두 나라가 후티의 세력 확장을 공동 위협으로 인식한 첫 실질적 신호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물론 남부 분리독립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닙니다. STC가 요구한 주민투표 문제는 여전히 미봉책으로 남아 있어, 이번 협력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확전으로 번지는 중동
여기에 이집트와 파키스탄, 튀르키예까지 가세하면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사우디의 요청이 있으면 방어 지원에 나서겠다며 "선제 공격이 아니라 방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파키스탄과 튀르키예는 '메카 공동방위 협정'에 따라 병력 배치 의사를 밝혔고, 시리아와 이스라엘도 참전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프랑스와 영국은 방공 지원을, 미국은 군사 정보 공유를 검토 중입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후티의 사우디 공격을 규탄하며 사우디의 자위권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유엔은 예멘 내 교전으로 23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고, 타이즈에서만 1만 3천여 명의 임산부가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군사적 결집이 커질수록 인도적 위기도 함께 깊어지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