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국이 연결한 물밑 대화
미국과 이란이 7개월째 이어진 전쟁을 끝내기 위해 중재국을 통한 간접 협상을 재개했습니다.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는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에서 카타르 중재자와 만나 이란의 조건을 전달했고, 미국의 최종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카타르와 파키스탄이 양측 사이에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물밑 대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란이 내건 조건은 레바논에서의 적대 행위 중단, 동결자산 해제, 이란산 원유 제재 해제, 항구 봉쇄 해제,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 핵 협상 재개 등입니다. 미국은 대화가 긍정적이고 건설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핵 문제에서 구체적 진전이 없으면 합의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을 포기하면 제재 완화와 동결자금 해제를 검토한다는 보도를 두고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핵 우선이냐 호르무즈 우선이냐
이란은 카타르를 통해 7개 조항 제안서를 미국에 전달했습니다. 미국이 해상 봉쇄를 풀고 동결자산 일부를 반환하며 휴전과 원유 수출 제재 면제를 이행하면, 7일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겠다는 구상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이 계획을 거부했고, 핵 프로그램에서 먼저 양보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아라그치 장관은 핵 문제에서는 유연성이 없으며 지금은 호르무즈 문제만 다룰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양측의 우선순위가 핵과 호르무즈로 갈리면서 중재국도 절충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동서 원유 파이프라인을 재가동해 홍해 수출 여력이 회복된 점도 이란의 협상 지렛대를 약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유가와 중간선거가 만든 변수
전쟁 초기 위축됐던 중동 원유 수출은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물량은 전쟁 전 수준을 밑돌고 있습니다. 26일 통과량은 하루 1만5천910킬로배럴로, 전쟁 전 기준인 1만7천133킬로배럴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곧 끝나고 유가가 급락할 것이라고 낙관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군사 확대보다 경제적 압박을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이란 대표단이 직접 협상 없이 귀국할 예정이어서 중간선거 전 타결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카타르와 파키스탄의 중재가 계속될 수 있지만, 핵과 호르무즈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질지는 미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