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8800선… 반도체가 이끈 광란의 랠리
코스피가 6월 1일 장중 8800선을 돌파하며 또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불과 한 시간여 만에 8500에서 8700까지 단숨에 뚫어버리는 초강세였는데요. 삼성전자가 9% 넘게 급등하며 '35만전자'를 눈앞에 둔 덕분입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기술주가 사상 최고치를 찍은 영향에,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방한 소식이 모멘텀을 더했습니다. 기관 투자자들은 2조 원 넘게 순매수하며 상승을 주도했지만, 시장 곳곳에서는 경계감도 감지됩니다.
외국인은 팔고, 기관은 사고… '두 개의 코스피'
흥미로운 점은 이 랠리를 누가 주도했느냐입니다. 개인과 기관이 수천억 원에서 2조 원 넘게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1조 3000억 원이 넘는 물량을 팔아치웠습니다. 외국인은 17거래일째 순매도 중인데도 지수는 오히려 치솟는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으면서 지수가 사실상 반도체 '두 마리 토끼'에 의해 좌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동 리스크 완화와 글로벌 IT 행사 기대감도 힘을 보탰습니다.
양극화와 변동성… '9천 가도 찝찝한' 이유
하지만 이 같은 집중 현상은 심각한 양극화를 낳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100% 넘게 오르는 동안 상승 종목은 전체의 12%에 불과했고, 코스닥은 오히려 10% 하락했습니다. 건설주나 철강주를 들고 있는 투자자들은 '내 주식만 왜 오르지 않나' 하는 불만이 쌓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변동성 지수 VKOSPI는 74까지 치솟아 '극단적 공포' 구간에 진입했습니다. 이는 반도체 대형주와 레버리지 상품으로 쏠린 수급이 오히려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든 결과입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고점 신호 이후 급격한 조정 위험을 경고하며, 다음 주 미국 고용지표와 젠슨 황의 추가 발언이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합니다.